[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서면서 경증보다는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진료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중앙임상위)는 1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1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치료체계 중심의 전환기준과 원칙 수립을 촉구했다. 2020.03.01 origin@newspim.com |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 코로나19 대응은 원천봉쇄를 위한 전략을 펼쳐왔다. 여기에 환자 치료와 진단을 위한 검사 등도 병행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경증 환자가 문제없이 회복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고위험군 중심의 진료전략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중국은 지정병원 수를 늘리고 의료진을 파견하고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받고 있다"며 "한국도 어쩌면 1~2주 전에 했어야 할 전략을 이제는 시행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중앙임상위원회는 체온이나 엑스레이 상 폐렴 소견 등으로 코로나19 환자를 완전히 걸러낼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 사례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910명 중 57%는 환자의 체온이 37.5도 미만이었고, 중증 환자 중에서도 4분의 1은 가슴 엑스레이에 이상 소견이 없었다.
오 위원장은 "코로나19 체크리스트만 갖고 발열 여부만 판단하다가는 중증환자를 놓칠 수 있다"며 "체크리스트와 매뉴얼에 의해서 의사 진료를 생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폭발적인 확진자 증가로 병상 지원과 함께 경증환자를 위한 격리시설 마련도 촉구했다.
실제로 자가격리 중 사망한 13번째 환자나 검사결과를 기다리다 호흡곤란으로 사망한 14번째 환자 모두 입원치료 우선순위에 있었지만, 병상이 부족해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병상 배정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 운영원칙에 따르지만, 경증환자 치료 기준은 포함하지 않아 진단환자에 비해 병상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현 상황에 맞는 치료중심의 환자관리 지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앙임상위에 따르면 코로나19는 경증환자가 80% 내외로 추정되므로, 이들을 위한 전용 격리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의료원장은 "코로나19 전원지원상황실에서 타 지자체의 여유 병상으로 권역 간 병상을 조정한다"며 "대학병원과 민간병원 간 협조가 진행되고 있으나 환자규모가 폭발적인 만큼 지자체 간 병상배정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외래진료 가능한 환자, 병원보다 자가격리 권고
최초의 재확진 사례인 25번 환자에 대해서는 재감염이 아닌 바이러스 재활성화인 점을 분명히 했다.
김의석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2주 입원했다 퇴원했고, 확인 결과 퇴원 후 안내한 지침도 모두 준수했다"며 "새로운 환자와 접촉했을 가능성보다는 면역력 저하로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된 사례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명확한 원인 규정을 위해서는 항체가 측정, 중화항체 역가 측정,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등의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임상위는 퇴원 기준 역시 완화하는 방안도 방역 당국에 제안했다. 호흡기 감염 후 기도과민에 의한 기침은 상당기간 남아있을 수 있는데, 이는 퇴원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 만큼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최초의 증상이 발생한 뒤 21일이 되는 날까지는 자가격리를 하도록 해 기존의 14일에서 자가격리 기간을 7일 더 늘렸다. 이후 최종 격리해제 여부는 질병관리본부 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은 "기존의 14일은 바이러스에 따라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이라며 "이미 진단된 환자가 첫 증상 이후 21일이면 바이러스 검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21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오명돈 위원장은 "퇴원이 가능한 시점은 외래 진료가 가능한 시점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 감염성 전파 위험으로 퇴원을 못하고 있다"며 "현재 병상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외래진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면 퇴원을 시키고 퇴원 이후의 관리는 방역 차원에서 접근하자는 것이 중앙임상위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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