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주택경기 악화로 연초부터 분양보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지방 부동산시장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쳐 향후 분양보증사고가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많다.
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올해 보증사고는 주택 분양보증 2건, 주택 임대보증 1건 등 총 3건으로 집계됐다.
연초임에도 지난해 전체 발생 건수(1건)보다 약 3배 늘어난 것이다. 보증사고 금액과 가구 수는 각각 1031억원, 1034가구에 달했다. 이 중 분양보증사고 금액은 730억원, 가구 수는 542가구다.
분양보증사고로 처리된 사업장은 전북 완주군 이안이서로가 1단지와 2단지다. 지난달 기준 1단지의 계획 공정률은 100%이지만 실제 56.91%에 그쳤다. 이에 사업주체가 해당 사업을 포기해 분양보증사고로 처리됐다. 2단지도 계획공정률 100%보다 65%포인트(p) 낮은 34.63%의 저조한 공정률을 나타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모습. alwaysame@newspim.com |
분양보증은 주택법상 사업계획승인을 얻어 건설하는 30가구 이상 일반분양 주택(도시형 생활주택 50가구 이상)을 대상으로 HUG의 분양 이행이나 납부한 계약금 및 중도금의 환급을 책임지는 상품이다.
분양보증사고는 주택사업자가 부도·파산하거나 사업을 포기하는 등 정상적인 주택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건설사 파산 등으로 발생하는 분양보증사고는 부동산 경기 침체를 가늠할 수 있는 징후 중 하나로 꼽힌다.
연도별 현황을 보면 분양보증사고는 ▲2015년 4건(사고금액 1390억원, 가구 수 685가구) ▲2016년 2건(517억원, 391가구) ▲2017년 0건을 기록하는 등 감소세를 보였다. 2018년에도 주택임대보증이 발급된 임대아파트에서 단 1건의 보증사고만 집계됐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총 2022억원, 1295가구 규모의 분양보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경북에 이어 올해 전북에서 사고가 집중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4만3268가구에 달한다. 이중 지방이 3만8367가구로 전체 미분양 물량의 88%가 넘는다.
특히 지역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사태가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미치면서 사고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보증사고는 지역 경기 침체로 부동산 시장까지 악화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여기에 최근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건설업계의 체감 경기는 크게 악화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3.2p 하락한 68.9를 기록했다. 이는 2월 기준으로 최근 7년간 최저치다. 공사 수주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지방과 중소 건설기업이 일부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영향을 미쳤다. C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아래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HUG 관계자는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보증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 대응 방안을 검토한 바 없다"면서도 "향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상황에 큰 변화가 있을 때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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