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지난달(2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줄어든 반면 개인 신용대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잇따른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주담대와 전세자금 대출이 막히자 신용대출로 갈아탄 것으로 해석된다.
또 자영업자의 대출이 큰 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 여파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10조 8786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1925억원 늘었다.
통상 2월에는 상여금과 연말정산 환급 등으로 추가 수입이 생기면서 신용대출이 감소한다. 하지만 지난달 신용대출이 1조원 넘게 증가한 것은 부동산 규제정책 중 하나인 전세자금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용대출 수요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의 2월 말 주담대 잔액은 439조 5901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9563억원 늘었다. 주담대의 전월 대비 증가액이 1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18년 1월(9565억원) 이후 2년여 만이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 정책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시가 9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축소하고,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12·16 대책을 내놨다. 또 지난 1월부터는 민간 보증기관이 전세자금 대출의 신규보증을 해주지 않기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과 전세대금 대출 규제, 여기에 이사철가지 겹치면서 주담대와 전세대금 대출이 막힌 고객들이 신용대출을 늘린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경기 위축 여파로 자영업자의 대출이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총 241조9314억원으로 지난 1월에 비해 1조5525억원 늘었다. 자영업자 대출은 매달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전월(9596억원) 증가폭에 비해 큰폭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로 경기가 더욱 악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소기업 대출도 지난 2월 총 450조1293억원으로 1월 보다 2조8818억원 늘었다. 중소기업의 경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또 다른 관계자는 "올 들어 경기침체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들이 대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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