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세계적 대유행(팬더믹)을 선언한 가운데 셀트리온이 확산 방지를 위해 치료제, 진단키트 개발과 마스크 무상공급에 나선다.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은 12일 웹캐스팅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속진단키트와 치료제 개발, 마스크 무상 공급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 종합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유투브 화면 캡처] 2020.03.12 allzero@newspim.com |
◆ "치료제 6개월 내 임상 진입할 것"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진행중이다. 통상적으로 치료제 개발 과정을 거쳐 임상 시험을 개시하기까지 18개월이 소요되지만, 관계부처와 협의해 6개월 내 임상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통상 치료제 개발은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시판 허가를 획득하기까지 길게는 10년이 걸린다. 셀트리온은 임상단계에 착수해 상용화 이전에도 최대한 많은 코로나19 확진 환자들이 치료용 항체를 받을 수 있도록 대상 환자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코로나19 치료제와 진단키트 개발에 200억원을 배정했다.
셀트리온은 앞서 인플루엔자 멀티항체 신약 'CT-P27'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치료용 항체 CT-P38을 개발했다. 바이러스 치료제를 연구·개발한 경험으로 코로나19의 치료제를 개발중이다. 최근 질병관리본부의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용 단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 국책 과제에 지원해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회복환자의 혈액을 공급받아 항체 스크리닝 작업을 진행중이다.
코로나19는 리보핵산(RNA) 바이러스의 한 종류다. 전파력과 전염력이 높고 DNA보다 유전적 안정성이 낮아 돌연변이가 자주 발생한다. 바이러스 변이도 빠르게 일어난다. 이 같은 코로나19 특성에 따라 셀트리온은 3가지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현존한 코로나19 바이러스, 환자 혈액에서 찾은 항체 내 발견된 변이된 상태의 바이러스, 장기적으로 변이를 전제로 한 바이러스까지 항체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진단 키트와 200억원을 책정해 개발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은 전 세계에서 항체를 개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회사"라면서 "바이러스 항체를 개발한 경험은 가장 많을 것으로 생각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치료 항체를 임상 대기상태로 가져다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 시험은 대상 환자수를 늘려 임상 단계에서도 필요한 환자에게 약물을 지원할 계획이다.
서정진 회장은 "정상적 절차 거치면 18개월 정도 걸리지만, 유관기관과 협의해 6개월 정도 뒤 임상을 개시하려 한다"면서 "한국에서 질환이 퇴치될 때까지는 임상 단계 거쳐서라도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통상적인 임상보다 환자 수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 "10분~20분 내 자가 진단 가능한 키트 개발중"
전문업체와 협업으로 빠르면 올 6월 진단키트 상품화도 목표다. 셀트리온은 2주 전부터 10~20분이면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는 신속진단키트 개발작업에 돌입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공급받은 회복환자 혈액을 활용해 민감도와 정확도 등을 충족하는 항체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진단에 쓰이는 실시간 유전자증폭기술(RT-PCR) 검사는 정확도가 높은 대신에 6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셀트리온은 의료진 없이 검사자가 자가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기존 키트보다 편리하고 10~20분이면 진단 종료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중"이라면서 "4월에는 시제품을 진단용 항체로 변환하고 5월부터 기존 검사방법과 병행해 검사하면서 임상 평가를 끝낼 계획이며 6월 이후 허가절차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진 회장은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주된 이유는 의료진의 과도한 부하를 줄이고 진단시스템이 없는 나라에 도움주려는 것"이라며 "전 세계 허가를 전제로 개발중이라서, 허가서류도 동시에 제출하고 필요로 하는 곳에는 전부 공급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기존 키트와 차이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타사 진단키트와 달리 환자 혈액에서 추출된 S항체를 활용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개선된다"라며 "S항체를 활용하면 진단용 키트로 쓰기에 경제성이 낮고 제조가격이 높은데 사태가 사태인만큼 의료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키트를 5월부터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 "인천·청주 지역 마스크 50만개 무상 공급할 것"
치료제와 진단키트 외에 공장이 위치한 인천과 청주 지역에 50만명분의 마스크를 무상 공급하고 필터를 자체 개발한다.
셀트리온그룹은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인천, 청주 지역 주민과 취약계층 약 50만명을 대상으로 방진마스크를 공급한다. 인천 취약계층 15만명, 인천 송도 주민 16만명, 청주 취약계층 4만명, 오창읍 주민 7만명, 진천군 주민 8만명 등 50만명에 제공된다.
서정진 회장은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인천, 청주 지역주민 및 취약계층 약 50만명을 대상으로 방진마스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1달 전부터 국내 마스크 기업과 만나 필터 개발에 대해 검토해왔다.
서정진 회장은 "국내 마스크 기업 연구소와 만나 보니 현재 필터를 대체할 필터가 필요한 것 같았다"라며 "무진복(외부 먼지를 차단하는 옷)을 소재로 해서 100만장 정도 발주했다"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면 마스크 필터에 해당하는 대체재를 찾고 있다"라면서 "필터도 삽입할 수 있도록 마스크 디자인해서 빠르면 10일 뒤, 늦어도 2주뒤에는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필터 아닌 대체 재질을 찾아 공급에 대한 부족분을 채우는 노력은 의미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많은 대기업들이 동참해주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 1월 밝혔던 중국 우한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설립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중국 우한시에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지난 1월 후베이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MOU에 따라 후베이성과 후베이성과 우한시의 지원을 받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우한시에 중국 내 최대 규모인 12만리터급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건설하기로 했다. 올 4월 기공식을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공장 설립을 지속할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서 회장은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고 가을까지 상황을 봐서 지연시킬지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우한이 지금은 어렵지만 정상화하기 위해 중국도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돼 좋은 파트너 지역일 수 있다고 생각해 우한 프로젝트는 지속적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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