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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코리아빌딩 통신기록 전수조사?…촌각 다투는데, 실효성 '의문'

기사등록 : 2020-03-1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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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대상 범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관건"
"대상자 1만명 넘어서면 시간 소요 상당할 것"

[서울=뉴스핌] 임성봉 김경민 기자 = 서울시가 경찰과 함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방문객에 대한 통신접속기록 확보에 나섰다. 서울 지역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하지만 절차가 복잡한데다 대상자도 많아 실제 조사가 완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시는 전날 코리아빌딩 인근 기지국의 휴대전화 통신기록을 요청하는 공문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접수했다. 코리아빌딩 방문객 전수조사를 통해 혹시 모를 감염자를 조속히 파악하는 등 코로나19 추가 확산 우려를 조기에 잠재우기 위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복안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2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의 시민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서 발생한 코로나 19 확진환자는 이날 90여명까지 증가했다. 2020.03.12 pangbin@newspim.com

이번 통신기록 조회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에 따른 것이라 일반적인 절차와 달리 영장 없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경찰의 협조를 통해 빠른 시일 내 코리아빌딩 방문객에 대한 전수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등 특수한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통신기록은 2~3일 내 경찰을 거쳐 서울시까지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실제 방문객 전수조사 완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상 19층, 지하 6층인 코리아빌딩 규모를 고려하면 방문객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건물은 140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주상복합 형태인 데다 예식장 등 불특정 다수가 대거 몰리는 시설까지 있다.

서울 일선 경찰서 수사 부서의 간부급 경찰관은 "조사 대상 범주를 어느 정도의 기간으로 설정하는지가 중요한데 짧게 잡더라도 방문객 모두를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또 통신기록을 갖고 실제 소유주가 맞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작업까지 고려하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수사 담당 경찰관도 "10명 미만의 통신기록을 확보해 분석하는 건 사실 어려운 작업이 아닌데 그 단위가 수백, 수천 명을 넘어서면 골치 아프게 된다"며 "통신기록을 제공해줘야 하는 여러 통신사들도 버튼 하나 누른다고 기록이 뚝딱 나오는 게 아니어서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통신사가 서둘러 통신기록을 확보했더라도 만약 그 단위가 1만명을 넘어선다면 이를 분석하고 일일이 연락을 취하는 데만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며 "경찰과 지자체, 통신사 모두 시간 싸움에 들어와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방문객들이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최근 서울 하루 평균 대중교통 이용객은 789만명에 달한다. 코리아빌딩 방문객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있다면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의 지역사회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결국 서울시의 이번 통신기록 확보를 통한 전수조사 조치가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시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감염자가 발생한 경우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도시 기능을 유지하면서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와 선제적 행정으로 감염을 막는다는 게 서울시 기존 원칙"이라고 밝혔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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