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문형민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7~18일쯤 임시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라 국내 주식, 채권, 원화 등이 급락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경제·금융상황 특별 점검회의'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이주열 한은 총재가 참석해 이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13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 임시회의를 열고 금리를 조정한 사례는 딱 2번이다. 지난 2001년 9월19일(0.5%p 인하)과 2008년 10월27일(0.75%p 인하)이다. 임시 금통위가 열린다면 미국 9.11 테러 이후 처음 사례다.
전날 미국 증시가 10% 가량 폭락하는 등 극도로 혼란한 상황을 보이자 한은은 이날 오전 오전 8시30분부터 윤면식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회의 후 한은은 "시장 안정을 위해 정책수단을 적극 활용하겠다"며 "특히 채권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시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적절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은은 금통위원들이 임시 금통위 개최를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임시 금통위는 한은법에 따라 의장(총재)을 비롯한 2명 이상의 금통위원이 요구하면 열리게 된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은성수 금유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경제 금융상황 특별점검회의를 열었다. [사진=청와대]2020.03.13 dedanhi@newspim.com |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30분부터 청와대에서 홍 부총리, 이주열 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금융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회의 참석자들에게 "지금은 메르스, 사스와는 비교가 안되는 비상 경제시국"이라며 "전례 없는 대책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다음달 9일 예정된 금통위 정례회의 이전에 임시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시 회의 시점은 오는 17~18일경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17~18일(미국 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기 때문. 연준은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이때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이다.
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재정 금융 정책 패키지를 쏟아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추가경정예산(추경) 증액 등이 논의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기준금리 인하로 경기 회복 효과를 따지기 전에 패닉에 빠진 심리를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한은이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 폭은 25bp가 유력하다. 현재 기준금리 연 1.25%는 사상 최저 수준이고, 1.00%로 낮아지면 시장금리가 0%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금융위기 진입으로 3월 중에 주요국들의 공격적인 재정 통화정책 패키지가 등장할 것"이라며 "정책이 등장해도 실물경기 자체의 침체는 불가피할 수 있지만 정책효과가 발휘되면 국채금리부터 안정되면서 금융시장 안정심리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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