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사태를 2008년 금융위기보다는 9/11테러 당시와 비슷하다며 기업 상당수의 신용등급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한다. 사상 최저치로 급락한 국채 수익률에 관심이 쏠린 사이 회사채 시장도 격변을 겪고 있다.
미국 달러화 [출처=로이터 뉴스핌] |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3조4000억 달러(4141조2000억 원) 규모의 'BBB' 등급 회사채 시장이 가파르게 위축되고 있다. 'BBB'는 투자등급 회사채 중 가장 낮은 등급이다.
블룸버그 바클레이스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미국 'BBB' 회사채 지수 수익률은 3.24%로 0.5%포인트 상승해 이틀을 기준으로 최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크레딧 벤치마크에 따르면 일부 은행들은 신용평가기관에 앞서 일부 회사들의 등급을 '정크'(Junk, 투기등급)로 떨어뜨리고 있다.
크레딧 벤치마크가 은행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은행들은 약 30%의 기업 고객에게 'BBB' 등급을 매겼으며 약 30%에 '정크' 중 가장 높은 'BB'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BBB' 회사채는 신용등급 강등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가장 위태로운 업종은 코로나와 유가 폭락의 직격탄을 맞은 에너지와 운송, 레저 관련 기업들이다. 마켓액세스에 따르면 옥시덴털 페트롤리엄과 보잉의 'BBB' 회사채는 모두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경기 하강기 때보다 'BBB' 등급 회사채 규모가 더 커졌다는 점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우려된다. 크레잇사이츠에 따르면 'BBB' 등급의 기업들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년 전 약 36%에서 현재 약 절반으로 급증했다. 제퍼레스에 따르면 'BBB' 등급 회사채는 시장에서 약 52%를 차지한다.
크레딧사이츠는 전날 보고서에서 "현재 시장은 금융위기보다는 9/11테러 당시의 느낌이지만 두 시기 모두 20% 이상의 투자등급 회사채가 '하이일드'로 떨어졌고 이것들은 달러 가치로 볼 때 훨씬 적었다"고 설명했다.
회사채 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 확대도 회사채 시장의 위기를 예고한다. ICE 뱅크오브아메리카 미국 하이일드지수 옵션조정스프레드(ICE BofAML OAS)는 지난달 17일 3.56%포인트에서 최근 6.61%포인트로 상승했다. ICE BofA '싱글B' 미국하이일드지수 실효수익률도 7.92%로 올라 지난해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ICE BofA 미국하이일드지수 옵션조정스프레드 차트 [자료=FRED] 2020.03.14 herra79@newspim.com |
ICE BofA '싱글B' 미국하이일드지수 유효수익률 차트 [자료=FRED] 2020.03.14 herra79@newspim.com |
뎃와이어에 따르면 최근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서는 최근 2주간 93억2000만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BofA 글로벌리서치의 오렉 멜렌티예프 하이일드 전략 책임자는 CNBC에 "우려의 수준이 분명히 이곳에서 확대됐다"며 "며칠간 상황 일부가 사상 최고나 사상 최고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