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사법농단 사건의 '키맨' 임종헌(61·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보석 석방 후 첫 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검찰에 사법행정권의 범위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 전 차장에 대한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와 관련해 검찰 측에 △재판사무에 대한 사법행정권이 존재하는지 △법원행정처 차장과 실장에게 구체적 재판에 대한 직무감독권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그 내용이 무엇인지 의견을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선고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박근혜 청와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판결을 기초로,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에 대한 사건 검토 및 보고서 작성 지시가 직권남용죄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것에 해당하는지 상세히 밝혀달라고도 말했다.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지난 13일 구속 503일 만에 보석 석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3.16 adelante@newspim.com |
앞서 '세월호 7시간' 칼럼을 게재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을 받는 임성근(56·사법연수원 17기)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이러한 재판 개입 행위를 '위헌적'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일반적으로 법원의 형사수석부장이 가지는 권한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임 전 차장의 재판부가 이같은 의견을 검찰에 밝혀달라고 요구한 것은 직권남용죄의 법리를 보다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지난 13일 구속 500여일 만에 보석 석방된 후 처음 재판에 출석한 임 전 차장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신 재판부께 감사드린다"며 "피고인으로서 보석 조건을 엄격히 준수하고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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