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병무청이 지난달 코로나19로 입영이 연기된 대구·청도·경산지역 입영대상자들에게 입영재개 관련 정보를 제 때 통지하지 않아 혼선이 초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대구지역의 입영대상자 A씨의 부모가 뉴스핌에 제보한 바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 중 입영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입영이 잠정 연기됐다. 대구·청도 지역이 지난달 말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데 따라 병무청장이 직권으로 이들 지역의 입영대상자 418명의 입영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초 2월 24일부터 3월 8일 사이에 입영하기로 돼 있었다.
지난 9일 모종화 병무청장이 대구경북지방병무청을 방문해 코로나19 예방수칙 준수 등 현역병 단체수송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병무청] |
그런데 A씨와 A씨 부모는 지난 9일 이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9일부터 대구‧청도‧경산 지역의 입영이 재개됐지만 A씨는 16일 오후까지 병무청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A씨 부모는 "병무청에서 3월 9일부터 입영하기로 되어 있는 대상자 먼저 입영을 시키고 있는데, 같은 대구지역에 사는 대상자인데도 내 아들을 포함한 2월에 입영이 연기된 대상자는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한 채) 무기한 연기된 상태라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런데 병무청에 따르면 3월 9일 입영이 재개된 대구지역 입영대상자들은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8일까지 입영하기로 했다가 입영이 직권 연기된 인원과 별개였다.
3월 9일 입영을 한 인원은 그날 입영을 하기로 예정된 인원이라 입영을 한 것이고, 지난달 입영이 직권 연기된 인원의 입영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병무청의 설명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직권에 따라 입영이 연기된 인원들은 다시 입영 시기를 따로 결정해야 한다"며 "입영대상자들의 희망에 따라 입영 재개 시기를 결정해 빠르면 이달 말부터 늦어도 4월 중순까지는 입영 재개가 완료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16일 오후까지도 병무청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부모는 "병무청 고객센터에 문의를 해 봐도 '국방부의 계획에 따라 하는 것이라서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하고 국방부에 문의를 했더니 병무청으로 책임을 미룬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모종화 병무청장이 지난 9일 대구경북지방병무청을 방문해 현역병 단체수송 현장을 점검하고 관계자에게 안전수송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병무청] |
◆ 입영 대상자들에 통보도 않고 병무청 홈페이지에도 공지 게시 안 해
사실 이같은 내용의 공지는 온라인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부 부처의 공지사항이나 보도자료를 한 데 모아볼 수 있는 '정부 24' 홈페이지에서다.
병무청은 지난달 24일 이 공지사항을 통해 "이번 조치로 입영이 연기된 사람의 재입영일은 감염병 특별관리지역 지정 해제 후 다시 안내할 것이며, 가급적 본인의 희망을 반영해 재입영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모집병은 모집특기별 입영계획을 고려해 4~6월께 재입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병무청 홈페이지에서는 이 공지를 찾아볼 수 없다. 입영 시기와 관련한 안내 공지를 카카오톡 메시지나 문자메시지 등으로 발송하지도 않고 병무청 홈페이지에도 게시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정부 24 홈페이지에 공지가 게시돼 있지만 이곳은 병무청 홈페이지나 개별 메시지에 비해 입영 대상자나 그 부모들에게는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심지어 병무청이 지난 9일 직권으로 입영이 연기된 인원의 입영을 재개했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에도, 이들에게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입영 재개와 관련한 공지가 전달되지 않았다.
결국 입영을 앞둔 당사자들과 부모들 사이에선 "병무청의 행정 처리가 너무 미숙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5일 육군훈련소에 설치된 능동감시시설을 방문한 서욱(왼쪽에서 2번째) 육군참모총장이 관계자로부터 예방 대책에 대해 보고받고 있다. [사진=육군]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 병무청 "대구지역 입영대상자들 격리공간 마련에 어려움 있어 통보 지연"
"16~17일 카카오톡 개별 통지할 것…혼선 빚지 않도록 주의하겠다"
병무청 관계자는 16일 오후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입영대상자들에게 전화를 돌려 이런 내용을 알리고 있지만 아직 통보를 받지 못한 인원도 있다"며 "오늘 저녁이나 내일 오전까지 카카오톡으로 개별 공지를 하겠다"고 해명했다.
병무청은 그러면서 행정 미비로 이 같은 혼선이 빚어져 입영 대상자들에게 미안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대구지역 입영 대상자들의 경우 입대하면 배치된 자대가 아니라 임시훈련소로 가서 2주 간 격리가 된 뒤 증상이 없으면 자대로 이동하는데, 군에서 격리공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통보가 늦어지게 됐다"며 "입영 대상자들 입장에서 혼선이 빚어질 수 있었던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더욱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