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구촌 경제가 말 그대로 '셧다운'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160개국으로 확산되면서 중국 공급망을 필두로 주요국 쇼핑몰과 음식점, 대중 교통과 금융시장, 여기에 국경까지 일제히 문을 닫는 모습이다.
바이러스 진화를 위해 글로벌 경제 시스템의 작동을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자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는 물론이고 자신감을 내비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마저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고객 한 명 없는 미국 뉴욕주 뉴욕 맨해튼의 애플 매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17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러스 공포와 정부 주도의 사회적 거리 두기 및 이동 제한, 도시 봉쇄에 따른 영업 중단이 각국의 주요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CNBC에 따르면 미국 백화점 업체 노드스트롬이 2주간 미국과 캐나다, 푸에르토 리코의 모든 매장을 닫기로 했다.
업체는 전자상거래를 계속 운영한다는 계획이지만 360여개의 영업점을 폐쇄한 데 따른 타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앞서 메이시스와 콜스 JC페니 등 백화점 업체의 영업 시간 단축과 나이키부터 애플까지 상당수의 기업들이 영업점 폐쇄에 나선 데 이어 나온 움직임이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역시 매장 영업을 크게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한편 테이크 아웃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바이러스 대응에 나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영국 최대 영화관 업체인 시네월드 그룹과 오데온이 국내 모든 영업점을 페쇄하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불필요한 모임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데 따른 결정이다.
미국 문화 산업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브로드웨이 역시 50명 이상 모임 금지와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에 개점 휴업 상태.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이어 메릴랜드를 포함한 미국 일부 지역까지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곳을 중심으로 한 봉쇄령 역시 경제 '셧다운'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
필리핀이 주식과 채권, 외환시장 무기한 휴장에 돌입했고, 독일의 연방법원과 주요국의 대중 교통까지 사회적, 경제적 인프라 역시 작동을 멈추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부터 대기업까지 커다란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대규모 감원과 민간 소비 급감 등 악순환이 경기 침체를 일으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간 스탠리가 보고서를 내고 올해 전세계 경제의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골드만 삭스 역시 한목소리를 냈다.
모간 스탠리는 올해 전세계 경제가 0.9%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경제가 1분기 제로 성장에 이어 2분기 5%에 달하는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낼 가능성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비관론에 합류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고 있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국 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5% 감소했고, 중국 1~2월 산업생산이 13.5% 급감하는 등 이미 주요국 경제 지표는 적신호를 내고 있다.
로이터는 이탈리아 기업의 매출이 올해 18% 급감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기업 실적을 둘러싼 잿빛 전망도 꼬리를 물고 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봉쇄가 올해 전세계 경기 침체를 일으키는 한편 회사채 디폴트를 크게 상승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