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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재벌 프로포폴' 성형외과 원장 첫 재판…"혐의 부풀려져"

기사등록 : 2020-03-19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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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연예인, 재벌 2·3세 등에 불법 투약 혐의
"범죄 대체로 인정…사실관계 바로잡을 것"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유명 연예인과 재벌그룹 2·3세 등에 프로포폴 주사를 상습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형외과 원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일부 투약에 관한 사실이 부풀려졌다고 항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19일 오전 11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서울 강남 소재 성형외과 원장 김모 씨와 간호조무사 신모 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yooksa@newspim.com

김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범죄사실을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프로포폴 상습 투약의 사용량 등이 부풀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씨 자신의 프로포폴 중독 의혹과 관련해 "스스로 투약한 사실은 있지만 일상이 불가능할 정도로 중독돼 약에 의존한 것은 아니다"며 "간호조무사에게 경솔하게 시술을 지시했지만 사용 방법과 부위, 횟수, 약의 종류, 투여량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병원에서의 일련의 일들과 관련해 의료인으로서 그리고 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범죄 일람표 등을 분석해 사실관계에 대해 소명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검찰은 "압수수색 결과 강남 한복판에 있는 병원 규모 및 운영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진료기록부의 양이 상당히 적다"며 "피고인은 리베이트 문제로 서울시경에서 수사를 받을 당시 압수됐던 진료기록을 돌려받으며 경찰이 폐기해도 좋다는 말을 듣고 없앴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피고인의 여죄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며 "진료기록부 대량 폐기에 대한 경위를 밝혀 양형 평가에 반영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이날 김 씨의 병원에서 근무한 간호조무사 등 8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피고인으로부터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도 증인 신문을 받을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유명 연예인과 재벌, 연예기획사 대표 등 10여명에게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평소 재벌과 연예인들이 자신이 운영하는 성형외과에 단골로 드나든다며 사회 유력 인사들과의 친분을 자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무사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하거나 진료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향정신성 의약품 투약 사실을 허위로 보고하는 등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씨는 환자 뿐만 아니라 자신 스스로도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하기도 했다.

김 씨 사건은 지난해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이사가 해당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발단이 됐다.

채 전 대표는 한 유명 배우를 통해 이 성형외과를 소개받았고, 두 사람은 유명 배우 동생의 이름으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는 "해당 병원의 프로포폴 사용량이 지나치게 많아 불법 투약이 의심된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실명 또는 차명으로 프로포폴을 투여받은 고객 명단이 적힌 병원 장부를 입수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1월 9일 이들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프로포폴은 정맥에 투여하는 하얀색 액체 형태의 수면마취제로 '우유주사'로도 불린다. 스트레스와 피로, 불면증 회복에 효과가 있어 연예인이나 재벌가 인사들이 종종 프로포폴 유혹에 노출되기도 한다.

프로포폴은 강남 등지에서 한 병에 30~50만원 선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의 감시를 피하고자 시술 명목으로 투약이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진료기록부 조작이 병행되기도 한다. 오·남용 시 중독의 위험이 있는 프로포폴은 지난 2011년 마약류로 분류됐다.

한편 한 인터넷 언론사는 모 대기업 부회장도 2017~2018년 해당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 씨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5월 1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kintakunte8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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