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미국 증시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19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대 폭락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외환시장에 쏠리고 있다. 이날 위안화를 비롯한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는 일제히 큰폭의 하락세(환율 급등)를 나타냈다.
최근 중국 위안화와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미 달러 지수 강세 때문이다. 18일 미국 달러지수는 미국 연준이 두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급상승, 단번에 100을 돌파하고 19일에는 101을 돌파했다. 달러지수는 지난 9일 직전 저점에서 7%나 치솟는 V자형 반등세를 보였다
아시아 나라를 비롯해 주요 신흥국 증시가 폭락세를 보인 19일 위안화 가치는 역내 위안화(CNY)와 역외 위안화(CHY) 모두 대폭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대 달러 위안화 가치는 모두 7.1위안 대로 떨어지면서 5개월 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자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중국 증시는 19일까지 7 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인민은행의 위안화 환율 중간가도 7.1위안대로 진입했다. 20일 인민은행이 외환거래센터를 통해 고시한 위안화 환율 중간가는 달러당 7.1052위안으로, 전날에 비해 위안화 가치가 0.0530위안 떨어졌다(0.75% 하락).
역외 위안화 환율은 19일 달러당 7.0754에서 7.1500위안으로 하룻새 0.0800위안 까지 치솟았다. 달러당 위안화 가치가 2019년 10월 이래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위안화 환율은 역내 시장에서도 마찬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일 역내시장에서 위안화 대 달러 현물 환율은 전날 보다 0.0650위안 오른(위안화 가치 하락) 7.0910위안에 마감했다. 이어 열린 야간 거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7.10위안대 까지 떨어졌다.
19일 오후 베이징에서 만난 한국 금융 전문가는 " '달러 품귀'가 '강달러'를 초래했고, 이것이 신흥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린 주범"이라며 주가와 달리 코로나19 상황에서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중국이든 한국이든 매우 좋지 않은 징조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외환에 비하면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환이 무너지면 겉잡을 수 없는 시스템적 금융위기로 진행될 수 있"며 지금 외환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속에 위안화 가치가 최근 급락세를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사진=중국 외환거래센터 홈페이지 캡쳐]. 2020.03.20 chk@newspim.com |
외환 전문가들은 3월 중순 달러지수 강세의 직접적 원인이 금융 자산가격 급락에 따른 미국 달러 유동성 경색, 유럽 코로나19 확산세와 경제 침체및 유로화 절하에 있다고 분석했다.
민생증권 수석 스원빈(师温彬) 애널리스트는 달러 강세 원인에 대해 "코로나19에 따른 유럽의 경제 충격이 미국 보다 클 것이라는 우려와 유로화 앞날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안 정서가 달러를 피난처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위안화을 비롯한 신흥 마켓 통화가 상당한 절하 압력을 받고 이는 신흥국 자본시장의 자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러시아 등의 주가가 떨어지고 위안화와 루블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외환 전문가들은 3월 상순까지만해도 미국 증시가 급락하는 중에도 중국 A주는상대적으로 파동이 적었다며 다만 자산가격의 글로벌 동조현상 때문에 하락 압력이 환시장에 미친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으로 만약 미국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유동성 경색 국면이 지속되고 달러지수가 강세를 보이면 이는 위안화를 포함한 신흥마켓 통화에 강한 절하 압력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신흥시장에서 대규모 자본 유출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중국 중신(中信)증권 연구원 관계자는 달러 유동성이 경색되는 배경하에서 위안화 가치는 계속 하락(환율 상승)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들어 중국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가 순유출을 보이고 있는 것도 대 달러 위안화 환율 상승의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중국 외환 전문가들은 결국 당분간 위안화 환율은 미 연준의 달러 유동성 정책에 제일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