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더불어시민당 파견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이해찬 당대표가 24일 직접 나서 비례연합정당 파견 의사를 타진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많은 10명 남짓한 의원들이 당적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친문 성향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에 지지층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3.18 kilroy023@newspim.com |
이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 상황 등을 설명하며 4·15 총선 불출마 의원 설득에 나섰다. 금태섭·손금주·신창현·심기준·원혜영·이규희·이훈·정은혜·제윤경 의원 등 9명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참석자들 얘기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하기로 한 이상 민주당 현역들이 포진해 시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투표 용지 순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당의 상황을 십분 감안해 의원들이 잘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현역 파견에 대해 "어쩔 수 없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당 지도부가 적극적인 설득전에 나서게 된 데는 열린민주당에 대한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이끄는 열린민주당은 전날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 대표적인 친문·친조국 성향 인사들을 전진 배치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열린민주당 지지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지지층이 겹치는 더불어시민당 표심이 분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기자와 만나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 사이에서 고민하는 당원들이 상당히 많다. 민주당 후보들은 시민당 뒷순번에 배치돼 있는 반면, 열린민주당은 대통령 측근들을 전면에 내세운 탓"이라며 "이들 지지층 우려를 불식하려면 민주당이 시민당과 함께 간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현역 의원들이 시민당으로 많이 이적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당이 의원들을 개별 접촉해 설득할 문제가 아니다. 당이 절박한 상황에 놓인 만큼 의원들이 파견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며 "당적을 옮기는 사람들에게도 명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대표는 "내일(2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현역 의원들이 희생해 파견가는 모양새를 갖춰주겠다는 취지다.
더불어시민당과 민주당 간 합당 논의가 사전에 마무리돼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승계 등을 이유로 총선 이후 시민당과 합당할 계획이다. 시민당으로 파견보낸 현역 의원들이 잡음없이 민주당으로 복귀하려면 양당 간 합당수인기구 구성, 합당 시기 등에 관한 논의가 총선 전 정리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의원은 "당 지도부가 시민당과 논의해 구체적 합당 시기를 확정짓는 작업도 필요하다. 양당이 합당하면 시민당 탈당없이 자연스럽게 민주당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25일 오전까지, 지역구 의원들은 26일까지 당적 이적 여부를 확정지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금태섭 의원은 당적 이적에 반대한 반면, 신창현·심기준·이규희·이훈·정은혜·제윤경 의원 등 6인은 파견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나 파견 의사를 밝힌 이종걸 의원을 포함하면 최소 7인이 당적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나머지 불출마 의원들의 추가 결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10명 남짓한 의원들이 더불어시민당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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