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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급락에 경고등 켜진 ELS...신규투자 빈틈 노려볼까

기사등록 : 2020-03-2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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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동반 폭락에 조기상환 어려워져
일부 상품 녹인 구간 진입...원금 손실 가능성↑
현 지수 기준 신규 상품은 추가 하락 부담 낮아
만기상환 고려한 중장기 보유시 투자매력 부각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국민 재테크'로 불리는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주요국 지수가 폭락하면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선 단기 급락으로 역사적 저점에 진입한 현 상황을 신규 투자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조심그럽게 제기된다. ELS 특성상 만기가 최대 3년까지 보장되는 만큼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훌륭한 투자수단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증시 동반 폭락...기존 상품 녹인 구간 '접근'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3월 현재 조기상환된 ELS는 원화와 외화를 합쳐 약 2조1800억원이다. 이는 각각 8조3471억원, 5조8729억원을 기록한 1월과 2월 대비 최대 4분의 1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와 같은 조기상환 규모 급감 현상은 2월말부터 시작된 글로벌 증시의 동반 폭락에 기인한다.

국내에서 판매된 ELS 가운데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 비중은 전체 발행금액의 80%를 상회하며 대부분 유로 스톡스(EURO STOXX)50지수,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일본 닛케이(NIKKEI)225지수, 코스피200지수 등 5개 기초자산에 쏠려 있다.

문제는 해당 지수들이 최근 한 달 간 기록적인 약세장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번주 들어 다소 반등에 성공했으나, 지난달 21일 이후 해당 지수들의 손실률은 최대 30%에 육박한다.

파생상품의 일종인 ELS는 기초자산과 연계해 미리 정해진 상환 조건에 따라 투자수익이 결정된다. 조기상환 평가일 또는 만기상환 평가일에 해당 상환조건을 충족하면 투자 원금과 수익이 발생하지만, 미충족시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상환시 기초자산의 최초 기준가격 대비 가격 수준을 의미하는 배리어는 상품마다 천차만별이지만 통상 조기상환시 원금의 85~95% 수준으로 설정된다. 상품 가입시 조기상환을 염두에 두고 투자했다면 사실상 회수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원금손실 구간을 뜻하는 녹인(Knock-In)은 55~65%에서 결정된다. 향후 추가적인 조정이 나타날 경우 원금의 최대 30~40%를 손해볼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낙인 구간에 들어섰지만 가격이 급반등해서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할 경우 수익과 원금을 돌려받게 된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슈로 글로벌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상환 잔고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유로 스톡스 50의 하락 폭이 커 녹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며 "발행 당시 지수에 따라 녹인 가능한 지수 수준이 다르지만 2000선을 하회하면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정부가 기업·금융시장에 100조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한 다음날인 25일 오후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94.79포인트(5.89%) 오른 1,704.76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25.82포인트(5.26%) 오른 505.68에 종료했고 달러/원 환율은 19.7원 내린 1,229.9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0.03.25 alwaysame@newspim.com

◆"추가 하락 제한" 중장기 투자 대안 될 수 있어

하지만 글로벌 지수의 동반 하락은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는 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추가 하락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믿음만 있다면 손실 위험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급락이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공포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역사적 저점 구간이 진입한 만큼 향후 추가로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보다는 반등을 시도할 공산이 크다는 평가다.

블룸버그(Bloomberg)와 DB금융투자가 2000년부터 최근까지의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ELS 자료에 따르면 하락장 진입 후 ELS 가입시 3년 뒤 기조자산 주가가 35% 이상 빠질 확률은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유로 스톡스가 0.95%로 그나마 가장 높았으며 S&P500수와 HSCEI, 코스피200이 그 이하로 떨어질 확률이 0%라고 강조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하락장에 진입한 사례를 살펴보면 유로 스톡스50과 닛케이225지수를 제외한 나머지 지수들은 90% 이상의 확률로 만기 평가가격 기준 수익이 발생했다"며 "이전의 수익률을 근거로 미래를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으나 다른 투자 대안을 고려하지 않고 만기상환 시점까지 자금을 중간에 해지할 필요가 없다고 가정하면 ELS는 매우 훌륭한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증권사들이 출신하는 신규 ELS의 쿠폰 수익률이 크게 높아진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증권사들은 50% 미만의 녹인을 설정하면서도 수익률로 최대 연 6~7%를 제시하는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직접 투자는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에게 지금의 ELS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며 "다만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한 만큼 2년 이후 만기까지 고려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mkim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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