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최근 2억~3억원 치솟던 경기도 과천의 전셋값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서울과 인근 수도권 인기 주거지역의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과천 전셋값은 지식정보타운 분양을 노리는 청약 수요가 유입돼 작년 가파르게 올랐다. 하지만 정부가 청약 1순위 거주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늘리자 이들 수요가 급감했다. 여기에 다음 달부터 예정된 대규모 신축 아파트 입주물량이 급격하게 오르던 전셋값을 끌어내렸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최대 2억~3억원 뛰던 과천 주요 단지 전셋값이 최근 실거래가 대비 1억원 안팎 하락했다.
입주한지 10년 정도로 비교적 지역 내에서 인기가 높던 아파트의 전셋값 하락세가 가장 크다. 이는 올해 과천에서 신축 아파트의 입주가 잇따르기 때문이다. 과천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과천 푸르지오 써밋(1571가구)'은 다음 달에 입주가 예정됐다. 오는 11월에는 과천주공6단지를 재건축한 '과천자이(2099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내년 1월에는 과천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과천 위버필드(2128가구)'가 입주할 계획이다.
그러자 '억' 단위로 뛰던 전셋값이 최저 수천만원에서 최고 2억원 이상 빠졌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원문동 '래미안슈르(2008년 8월 입주)'는 전용면적 84㎡ 전세 매물이 7억~8억원에 나와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이 단지 같은 면적은 7억5000만~9억원에서 전세 거래됐다.
중앙동 '래미안에코팰리스(2007년 4월 입주)' 전용 84㎡는 현재 7억5000만~8억5000만원에 전세 시세가 형성됐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은 지난 1월 8억8000만~9억2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비교적 값이 저렴한 재건축 단지들도 오르던 전셋값이 다시 하락세다. 중앙동 '주공10단지(1984년 6월 입주)'는 현재 전용 105㎡가 5억5000만~6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가능하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은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6억5000만~7억2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부림동 '주공8단지(1983년 8월 입주)' 전용 83㎡도 현재 5억5000만~6억5000만원에 전세 시세가 형성됐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은 작년 12월 7억3000만원에 최고 거래가를 경신했다가 올해 1월에는 6억5000만~7억원에 거래됐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과천시 아파트 단지 전경 2020.01.02 syu@newspim.com |
현장에선 당분간 과천 전셋값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오는 9월 이후 가을 이사철 이사 수요가 다시 몰리고 신축 아파트 입주가 끝나면 하락세를 멈출 가능성이 크다.
별양동 A공인중개사는 "지식정보타운 분양을 받으려던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셋값이 뛰었지만 최근 신축 단지의 입주를 앞두고 내리고 있다"며 "기존 단지들의 전세 물량이 전반적으로는 많지는 않지만 수요도 줄어 당분간 다시 오르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원문동 B공인중개사는 "과천은 거주하기가 편리해서 이사철마다 전세 수요가 몰리고 전셋값이 올랐다"며 "지역 내 신축 입주물량에 영향을 받아 세입자 만기를 앞둔 집주인들은 수천만원 이상 값을 내려 거래에 나섰다"고 전했다.
중앙동 C공인중개사는 "전셋값이 내리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거래가 가능한 매물이 많지는 않다"며 "특히 최근 저금리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반전세를 선호하면서 다시 수요가 몰리는 이사철이 되면 좋은 매물을 잡기가 쉽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과천 전셋값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현재 매매 수요가 전세로 눌러앉으면서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며 "과천 전셋값도 신축 아파트 입주가 끝나는 시점에는 하락세를 멈출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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