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비례대표 정당인 열린민주당에서 비례 6번 공천을 받은 주진형 후보가 1일 국회를 찾아 정부가 추진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에 대하 한 시간 가량 쓴 소리를 내놨다.
앞서 당정청은 지난 주말 회의를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고통을 받는 소득 하위 70% 가구를 상대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중위소득의 150% 기준을 넘어서는 가구의 경우 전혀 혜택을 볼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정부의 지급기준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주진형 열린민주당 정책공약단장 <사진=뉴스핌 DB> |
한화투자증권 사장 출신으로 열린민주당 정책공약단장을 맡고 있는 주 후보는 "지금은 신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우선은 18세 이상에게 모두 (긴급재난지원금을) 주자"고 제안했다.
소득 하위 70% 가구를 추리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일단 모든 성인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내년에 한시적으로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특별 세금을 걷어 회수하자는 주장이다.
그는 "나중에 소득세를 올리면 된다"며 "이름을 사회연대세로 하든 해서 이번에 패키지를 통과시켜 내년에 한시적으로 얼마 액수 이상 소득자들에게는 소득세율을 1%나 2% 추가로 늘리면 훨씬 쉽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주 후보가 처음 내놓은 것은 아니다.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연구위원도 연말정산 시 기본공제를 없애고 동시에 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재난지원금이든 기본소득이든, 일단 모든 성인에게 지급하되 연말정산에서 기본공제를 한시적으로 없애,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걷는 방식으로 재원을 충당하자는 주장이다.
이 위원은 "기본공제는 모든 소득자의 소득에서 인당 150만원을 공제하는데 소득공제 형식으로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라 하위 40%정도의 면세자는 혜택이 0원"이라며 "내는 세금도 없으니 깎아줄 수 있는 세금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본소득을 1인당 50만원씩 일괄 지급하고 기본공제를 없애면) 중산층은 50만원을 받지만 내년 연말정산 때 절반 정도를 추가 세금으로 토해내야 한다. 연봉 8000만원이면 50만원을 받은 것만큼 세금을 내니 본전"이라고 강조했다.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 역시 언론 기고문을 통해 비슷한 주장을 내놨다.
유 원장은 "전 국민에게 동일 금액을 신청할 자격을 부여하고 주민등록이 있는 모든 신청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자"며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는 가구의 경우는 여기서 끝이나 소득세 납부자 혹은 그 부양가족이 신청하는 경우에는 국세청에 통보하여 내년에 납부할 금년도 소득세에 약간의 특별부가세(surcharge)를 부과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주진형 후보에 따르면 유 원장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이 의견을 전달했지만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주 후보는 "이 선택이 제일 좋은데 선택 안 한 채 통보하는 게 정책당국자들의 행태"라며 "무슨 이유로 부가세가 안 좋다고 생각했는지 좀 물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