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코로나19(COVID-19) 사태를 겪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상 밖의 강세를 보이자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백악관 탈환이란 지상 목표 달성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대선 후보로 입지를 굳힌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칩거 모드'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의 불안감은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가 촉발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22∼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49%의 지지율을 얻어 47%를 기록한 트럼프 대통령을 간신히 앞섰다.
문제는 지난 2월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7%포인트였던 바이든 전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격차가 사실상 동률로 좁혀졌다는 점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안일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최근 '전시 대통령'을 자임하며 매일 TV로 생중계되는 백악관 태스크 포스 브리핑을 통해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야말로 '집콕(집에 콕 박혀있기)' 상태다. 그는 지난 달 17일 플로리다, 일리노이, 애리조나 등 3개주 경선을 싹쓸이하며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뒤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
그는 대선 경선 운동도 잠시 멈춘 채 델라웨어주 자택에 주로 머물고 있다. 그야말로 두문불출이다. 미국이 코로나19와 전면전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은 별다른 메시지와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셈이다.
최근 들어서야 간간히 자택에서 진행한 TV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를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미국인의 이목을 끄는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는 평을 들었다. 그는 지난 달 31일 CNBC와의 인터뷰에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는 7월 13∼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개최될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 전당대회 연기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제 민주당 일각에선 점차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되는 행보로 대선 주자로서 존재감과 지지율 정체를 자초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치 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민주당의 전략가인 스티브 자딩은 바이든의 '침묵 모드'에 대해 "민주당원을 여러 방면에서 상처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트럼프는 확성기로 떠들고 있는 데 (민주당의) 대안적 목소리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는 단순히 민주당의 목소리가 실종됐다는 이유뿐 아니라, 국민들이 트럼프의 목소리만 듣게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존 테스터 상원의원도 "에제 조(바이든)가 목소리를 낼 때"라면서 "그가 말을 하고, 어떤 일이든 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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