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올해 미국 대선 민주당후보 경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코로나19(COVID-19)사태에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트럼프가 최근 '전시 대통령'을 자임하며 매일 TV로 생중계되는 백악관 태스크 포스 브리핑을 통해 이슈를 주도하면서 묻혀가는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기 위한 바이든의 정치적 계산도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등은 바이든 선거캠프 한 참모를 인용해 바이든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코로나19 대응 전략에 대해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 것을 보도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연결고리로 활용하는 현직 대통령에게 자신이 부통령시절 에볼라에 대응했던 경험 등을 나누어 주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
이러한 의사는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바이든을 향해 "그는 집에 있는 벙커에 머물고 있는데 왜 오늘이라도 전화를 걸어 지원을 제안하지 않느냐. 나는 그로부터 세계적 유행병에 대한 해결책을 듣고 싶다"고 비판한 직후 나온 것이다.
전날 바이든은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전임자 버락 오바마에게 전화를 걸어 과거 비슷한 위기 때 오바마 행정부가 했던 일로부터 교훈을 얻으면 좋겠지만 트럼프는 그런 일을 할지는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에볼라사태에 대응키 위한 '에볼라 차르'에 바이든의 보좌관 출신 론 클레인을 임면해 전권을 부여했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공화당의 요구를 적극 반영했다.
최근 경선운동도 잠시 멈춘 채 델라웨어주 자택에 머물고 있는 바이든은 간간히 자택에서 진행한 TV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를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미국인의 이목을 끄는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심지어 민주당 내부에서도 바이든이 트럼프와 대비되는 행보로 대선 주자로서 존재감과 지지율 정체를 자초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형국이다.
정치 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민주당의 전략가인 스티브 자딩은 바이든의 '침묵 모드'에 대해 "민주당원을 여러 방면에서 상처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트럼프는 확성기로 떠들고 있는 데 (민주당의) 대안적 목소리는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존 테스터 상원의원도 "지금은 바이든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라면서 "말이든 뭐든 그가 직접 나서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바이든과 트럼프에 대한 지지도 조사는 서로 상반되는 결과를 내놓고 있지만 대체로 트럼프가 유리한 지점으로 나가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9일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은 지난달 22~25일 미국 전역에서 성인 1003명과 등록 유권자 845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지율 47%를 얻어 49%를 얻은 바이든을 오차범위(±3.5%포인트) 이내로 따라잡았다. 한 달 전 격차는 7%포인트였다. 특히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경제 상황이 나쁜데도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대응에 대한 지지율이 57%로 취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코로나19를 유세장으로 활용한 결과로 외신들은 풀이했다.
반면 바이든이 트럼프와 격차를 1%p에서 6%p로 벌린 결과도 전날 나왔다. 코로나19로 민주당의 경선과 선거유세가 중지된 상황에서 의외의 결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미국 유권자 1114명을 상대로 실시한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는 바이든 46%, 트럼프 40%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정국에서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음에도 바이든은 정치적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것을 이 조사결과가 보여주는 것이라 로이터는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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