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아르헨티나가 국내법에 따라 발행된 달러화 표시 국채의 상환을 내년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외법에 따라 발행된 채권은 연기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 5일 아르헨티나 정부는 코로나19(COVID-19)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자국에서 발행된 98억달러 규모의 국채 상환을 2021년까지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12월 말이 상환 기한이었던 이같은 규모의 채권 상환과 이자 지급이 미뤄진다.
다만 정부는 해외법에 따라 발행된 700억달러가량의 채권은 연기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했다. 국제 채권단에 양보 자세를 보임으로써 시장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를 누그러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다음주 채권단과 채무조정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작년 12월 취임한 좌파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당초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모든 채무의 상환을 연기할 것이라고 주장해왔지만, 대규모 유예에 따른 혼란을 피하고자 이 같은 유화적 자세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발표가 해외 채권단의 불안은 키우지는 않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 발행된 달러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날벼락'을 맞은 셈이 됐다. 당초 이들은 아르헨티나 정부로부터 해외 채권단과 동일한 대우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대형 채권·뮤추얼펀드(MMF) 운용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가 아르헨티나에서 발행된 국채를 다량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주 전만해도 아르헨티나에서 발행된 달러 표시 국채 가격은 달러당 28센트 부근으로 해외 발행 채권과 동일한 가격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현재는 해외 발행 채권 가격이 6센트가량 더 비싸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6일 아르헨티나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피치는 아르헨티나의 장기 외화 신용등급을 'CC'에서 '선택적 디폴트'(SD)로 하향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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