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자신의 과거 후계자이자 사실혼 관계 여성을 주장하는 상대로 낸 재산 소유권 분쟁 2심 재판이 시작됐다. 피고 측은 반사회적 단체로 지목된 이 총회장의 교회가 방송사를 취득한 것은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이 총회장 측 소송에 반발했다.
[가평=뉴스핌] 정종일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총회장이 지난 2일 오후 경기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궁전에서 코로나19 관련 긴급 기자회견 도중 교인들에게 전했던 서한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0.03.07 observer0021@newspim.com |
서울고등법원 민사16부(차문호 부장판사)는 7일 오전 10시 15분 신천지예수교회가 종합유선방송제작회사 에이온과 대표이사 김남희 씨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결의무효및이사감사해임 소송 항소심 1차 변론기일을 열였다.
김씨 측 변호인은 "원심 판단처럼 에이온이 신천지 소유의 방송사라고 해도 신천지는 반사회적 단체로 지목돼 최근 사단법인이 취소됐다"며 "이런 단체가 명시적으로 방송사를 취득한 것이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있는지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에 당시 서류 등을 받아보는 등 사실 확인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신천지의 사단법인인 '새하늘 새땅 증거장막성전 예수교선교회'가 설립허가 취소된 사실을 최근 알았다"며 "서울시로부터 법인 설립과정 취소 관련 자료도 받고 싶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피고 측은 현재 확인맹세서 등 신천지 관련 서류에 대해 사문서위조로 고소한 상태"라며 "2심 판결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보고 싶다"고 했다.
이 총회장 측 변호인은 "원고의 교회는 비(非)법인으로 사단법인 취소는 원고의 교회 관련 조직 사안이다"며 "사단법인 취소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1심에서 이미 확인맹세서 등 서류의 효력을 확인하기 위해 절차를 진행하려 했지만 피고 측이 응하지 않아 무산됐다"며 "사문서위조 고소와 관련해 국과수 감정은 결과가 나오면 참고자료로 제출하면 될 문제"라고 반박했다.
또 "반사회성을 언급하는데 피고는 원고 교회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었고 그럴 당시 (자산을) 취득했다"며 "자신이 교회에 있을 당시 취득한 것에 대해 반사회성을 따지는 것은 자가당착이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원고 측 주장에 수긍할 만한 점이 있어 피고 측의 증거 신청은 현상태에서 전부 받지 않겠다"며 "국과수 감정 결과는 이 사건 종결 전까지 제출된다면 증거로 사용하겠지만 이를 위해 사건을 미루진 않겠다"고 정리했다. 이어 "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명의가 바뀐 과정, 계약 내용의 변경 이유 등에 대해 양측이 설명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법원에 따르면 양측의 재산 분쟁은 이 총회장 측이 2018년 1월 25일 김씨 측에 "회사 주식에 관한 명의신탁 약정을 해지한다"며 "에이온과 김남희는 주식을 신천지에 이전하고 주식 명의개서(명의인 표시를 고치는 것) 절차를 이행하라"고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김씨 측은 같은해 2월 명의신탁 약정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며 신천지가 에이온에 대해 어떤 권리도 주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씨는 곧바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기존에 이사로 등록돼 있던 신천지 신도들을 해임하고 자신의 딸과 지인을 사내이사로 선출했다.
이에 이 총회장은 임시주주총회결의 무효와 주식 명의 이전 등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신천지는 회사를 인수·운영함에 있어 주주 명의를 김남희씨로 하는 명의신탁 약정을 체결했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김씨가 2012년 2월 25일 작성한 '확인맹세서'에는 '피고(김남희) 회사의 모든 재산은 원고(신천지) 재산임을 확인 맹세한다'는 등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김씨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한편 김씨는 이 총회장과 사실혼 관계라고 주장하고, 스스로 신천지 2인자라는 점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최근까지 신천지 공식행사에 이 총회장과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씨는 2002~2018년 2월 신천지 신도로 활동했다. 김씨는 2011년 이 총회장 측으로부터 10억원 상당의 주식 300만주를 넘겨받고 종합유선방송제작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당시 이 총회장 등 신천지 신도들이 이사와 감사로 등록됐다.
이 총회장 등 다음 재판은 5월 21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 특별한 사항이 없다면 이 재판을 끝으로 심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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