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04-07 16:52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 서울 모 중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학생 A(15) 양은 지난 6일 EBS 온라인 클래스를 접속했다. 학교에서 마련한 시범 온라인 수업을 듣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A양은 1교시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학생들이 동시에 몰리면서 동영상 로딩 속도가 길어졌기 때문이다. A양은 "4분짜리 수업을 20분동안 겨우 들었다"며 "기다리다 지친 친구는 심지어 밥을 먹으러 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상초유 온라인 개학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학교 현장엔 혼란이 여전하다. 온라인 서버가 불안정한데다 학습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탓이다. 당분간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학생과 학교 모두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는 온라인 수업 유형으로 ▲실시간 쌍방향 ▲콘텐츠 활용 ▲과제 수업 등을 제시했다. 온라인 수업 방식은 각 학교 여건에 따라 학교장이 최종 결정하면 된다.
일부 학교에선 이미 오리엔테이션(OT) 식의 시범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각종 문제점이 속출하면서 학생들은 혼란스러움을 감주치 못했다. 기술적 결함에 따른 부수적인 문제가 발생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실 밖에서 수업을 듣다보니 학습 환경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A양은 "솔직히 집에서 공부하다 보니 집중이 안 됐다"며 "더구나 온라인 수업이 실시간으로 진행된다면 중간중간 네이버 밴드를 통해 질문을 올려야 해서 핸드폰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큰 일"이라고 했다.
서울 용산구 모 중학교에 다니는 김모(15) 군 역시 "역사, 사회, 음악, 진로 과목 등 4가지 과목에 대한 OT를 녹화 영상으로 진행했는데 OT만 해도 게임을 켜놓고 딴 짓을 할 수 있었다"며 "1~7교시 수업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한다고 하니 앞으로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습이 포함된 수업에 대한 공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김군은 "음악 같은 실습 수업은 과제로 대체하거나 시험을 본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다른 과목도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는지 몰라 답답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오프라인 수업에 비해 한계가 분명한 건 사실"이라며 "처음 시도해 보는 수업이기 때문에 학교에만 이 문제를 맡길 게 아니라 하루 빨리 해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