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구충제 '이버멕틴'과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이 치료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두 약물에 관심이 쏠린다.
구충제 이버멕틴은 지난 4일(현지시간) 호주 모나시대학 연구팀이 실험 결과를 공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연구진은 건강한 세포를 2시간 동안 코로나19에 감염시킨 후 이버멕틴을 주입했다. 그 결과 이버멕틴이 한 번 투약되고 48시간 후 코로나19 리보핵산(RNA) 99.8%가 사멸됐다. 투약 3일 후에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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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 효과가 확인됐지만, 호주 당국은 이버멕틴을 자가 치료에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당국 측은 "약물이 부적절하게 사용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 연구진의 연구는 세포실험 단계이기 때문에 인체에 투약했을 때 변수를 예측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치료제 후보물질이 발굴되면 임상시험에 착수하기 전 실험실 내 세포실험 등 결과를 통해 유효성을 입증해야 한다. 이후에 동물실험, 인체 임상시험을 거친다. 호주 연구팀의 연구는 세포실험 단계다. 세포실험의 경우 제어된 환경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안전성이나 유효성에 대한 검증 없이는 인체에 투약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국내 보건당국 역시 이버멕틴이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진영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일반적으로 구충제는 흡수율이 낮아 치료제로 개발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등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임상에 검증된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안전성,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임상 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버멕틴 외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재 말라리아치료제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며 대량 비축해 뒀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효과에 대해 의견이 나뉜다.
클로로퀸은 1934년 독일 제약사 바이엘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다. 말라리아 환자가 거의 없는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는다. 대신 같은 계열이면서 루푸스, 류마티스관절염 등 적응증을 가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유통되고 있다.
유럽의약품국(EMA)은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고용량으로 투약하거나 다른 의약품과 병용할 경우 심장문제, 시력상실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30명을 대상으로 항생제 등 표준 치료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그룹으로 나눠 임상시험을 진행했지만, 어떤 효과도 입증하지 못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의료진의 판단 하에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코로나19 약물치료로 1일 1회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단독 400mg 투여를 권고했다.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는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접촉자 중 고위험군에 예방목적으로 조기투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교수는 지난 3일 온라인 포럼 '코로나19 팬더믹 중환자 진료 실제와 해결방안'에서 "항말라리아제(하이드록시클로로퀸)는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 같다"라며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관련, 국내에서는 2건의 임상시험이 진행중이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칼렉트라와 경증환자에서 바이러스 차단 효과를 비교하는 임상과 코로나19 예방 효과 입증 임상시험이다.
국내 기업 중 화일약품, 비씨월드제약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성분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비씨월드제약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제제 의약품을 유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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