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04-09 14:49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경찰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공유한 텔레그램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221명을 붙잡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디지털 성범죄 수사 결과 이날까지 274건과 관련해 221명을 검거하고 이중 34건 3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텔레그램 성착취물 유통 및 소지 등과 관련한 자수자는 지난주보다 1명이 더 늘어 5명이 됐다.
특히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 채팅앱 '디스코드'를 통해 성착취물을 공유한 이들을 붙잡은 결과, 상당수가 10대인 것으로 확인됐고 이중에는 촉법소년(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재 성착취물 유통 방식에 따라 디지털 성범죄 유형을 총 4가지로 구분해 수사하고 있다. '박사방' 운영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조주빈(24)처럼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행위가 '1유형'에 해당한다.
경찰은 이 중에서도 '1·2유형'을 가장 악랄한 디지털 성범죄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3·4유형은 이전에도 있었는데 1·2유형은 공갈 협박으로 성착취물을 만들고 이를 텔레그램 등에서 관전하게 만드는 등 새로운 범행으로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며 "1·2유형은 경찰청 차원에서 집중해야 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n번방 관련 피의자들에 대해 범행 수법 등을 면밀히 살펴 신상정보 공개를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유포했더라도 미성년자는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아울러 경찰은 n번방의 시초격인 닉네임 '갓갓'에 대한 추적의 고삐도 죄고 있다. 사건을 맡은 경북지방경찰청은 가상화폐 추적 등 첨단 수사기법을 동원해 갓갓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경찰은 이를 위해 사이버 테러 수사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진 '전문수사관'을 경북경찰청에 보내 수사를 지원하도록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금도 계속해서 수사가 진전되고 있다"며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갓갓'의 신원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