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코로나19(COVID-19) 대응 태스크포스(TF)에 있는 미국의 최고 질병 전문가 앤소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완화 조치를 일찍 시행했더라면 희생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고문들의 권고를 무시해 초기 대응을 못 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앤소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0.03.29 [사진=로이터 뉴스핌] |
12일(현지시간) CNN 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 출연한 파우치 소장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택 대기령과 같은 조치가 지난 3월 중순이 아닌 더 일찍인 2월에 시행됐더라면 신규 사망자 발생을 방지할 수 있었겠냐는 앵커의 질문에 "(코로나19) 상황이 현재 진행형이고 완화를 일찍 시작했더라면 여러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당연히 그 누구도 이같은 사실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들이 내려지기까지는 복잡하다"면서, "당신 말이 맞다. 우리가 아주 초기에 모든 것을 봉쇄했다면 지금 상황은 조금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엔 봉쇄에 대해 많은 반발이 있었다"고 알렸다.
앞서 지난 11일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고문들과 보건 전문가들의 말을 무시해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첫 확진 사례가 보고되고 6주가 지나서야 대응 행동에 나섰다"고 지적한 바 있다.
CNN이 별도로 행정부 내 소식통에게 확인한 결과 백악관 내 고위 보건 전문가들은 지난 2월 셋째주에 봉쇄 전략에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 완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한다.
NYT에 따르면 로버트 캐들렉 미 보건복지부 재난대응 책임자는 지난 2월 21일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TF를 불러 회의를 소집, 미국 내 확진자가 1억1000만명, 사망자가 58만6000명일 경우를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했고 그 결과 "국가 경제가 흔들리고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에 혼란이 있어도 공격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곧 시행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은 이로부터 약 한 달 뒤인 3월 16일에서야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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