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김형오 전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당의 4·15 총선 참패와 관련해 모두 자신의 책임이라며 죄인의 심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된 태구민(태영호) 당선인 선거 사무소를 방문해 "태 당선인은 승리했지만 저는 죄인의 심정"이라면서 "선거 쓰나미에서 태 당선인은 살아남았지만 많은 분은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관위원장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0.03.13 kilroy023@newspim.com |
김 위원장은 "여러분들도 아마 잠을 제대로 못 이뤘겠지만 제 심정은 찢어진다"면서 "저의 능력이 부족했다. 모두 제 책임"이라고 언급했다.
김 전 위원장은 통합당 공관위원장을 맡아 공천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다 강남병 지역에 김미균씨를 공천했다 번복하는 등 공천 잡음이 일자 모든 책임을 지고 중도에 사퇴했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늘 이 자리에서 더 큰 죄책감을 느낀다"며 "그런 가운데 태 당선인이 못다 한 분들의 역할까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결과가 뼈저리지만 태 당선인이 있어 희망을 가진다. 퇴화하고 쓰러져갔지만 장미꽃을 피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 "태 당선인은 이제 당당한 국회의원이다. 북한과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당선인은 지난 2016년 한국에 귀순해 이번 총선에 나섰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58.4%(6만324표)를 득표하면서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39.63%, 4만935표)를 꺾고 당선됐다.
탈북민 중 처음으로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는데, 태 당선인의 당선을 두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김형오 전 위원장은 "유엔총회 무대에 서서 대한민국의 통일과 북한문제를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을 태 당선인이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며 "(강남구민이) 절벽에서 태영호를 구하고 대한민국을 구했다. 강남구민의 자존심이 대한민국을 살릴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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