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유럽중앙은행(ECB)과 EU가 유로존 배드뱅크(bad bank) 설립을 논의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발생해 처리되지 않은 잔여 부실채권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코로나19사태로 새로 발생할 대규모 부실대출에 대응할 수 있다는 ECB의 주장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EU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부실 대출이 폭증할 것을 우려하면서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등에 따르면 ECB 은행감독위원회 수장인 안드레아 엔리아는 이날 유로존 배드뱅크 설립 문제를 다시 거론하고 있다고 밝혔다. ECB와 EU의 고위층은 배드뱅크 설립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
최근 코로나19사태로 부실대출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돼 EU차원에서 EU배드뱅크 설립이 긴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표명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EU는 배드뱅크 설립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2017년에도 당시에도 ECB 은행감독위원회 수장이던 엔리아가 유로존 배드뱅크 설립을 주장했지만, EU측에서 개별국가 지원 원칙을 근거로 반대해 그 설립이 무산됐다.
EU의 원칙은 부실대출의 부담을 일차적으로 주주와 채권자에게 지우고 난 이후에 개별국가 차원에서 공적 자금을 투입하도록 하고 있다.
ECB 이사회 멤버인 그리스 중앙은행의 야니스 스토르나라스총재는 "금융위기의 교훈은 오직 배드뱅크만이 부실채권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EU 배드뱅크 설립을 지지했다.
지난 2010년에서 2015년간 발생했던 부채위기 때 EU에서 탈퇴할 뻔한 그리스의 은행들은 부실대출이 전체대출의 35%까지 올라갔다. 이후 ECB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부실대출의 40% 가량을 처리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진행되던 그리스 은행들의 320억유로(약41조원) 규모의 부실채권 매각이 중단됐다.
스토로나라스 총재는 "가장 좋은 방안은 EU 배드뱅크가 설립돼 이를 통해 처리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17년 이후 4년동안 유로존 121개 대형은행의 부실대출규모는 절반 가량 처리돼 지난해말 기준 약5060억유로(약658조원)으로 전체 대출의 3.2%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에서는 그 비율이 아직도 6% 이상인 상태다.
유럽연합(EU) 깃발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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