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월가 투자자들이 최근 몇주간 공매도를 수년래 최대 규모로 늘였다. 특히 여행관련 주식에 공매도가 집중되고 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주가가 내리면 되사서 갚아 이익을 남기는 거래방식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S&P500를 추적하는 최대의 ETF인 SPDR S&P500 Trust에 대한 공매도가 지난주 6810억달러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4130억달러나 올해 초 4170억달러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규모다.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이는 지난 2016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최근 몇주간 공매도는 카니발, 로얄캐리비안크루즈, 매리엇인터내셔날, 윈 리조트 등 여행관련 기업에 집중됐다. 이 같은 공매도는 코로나 팬데믹의 경제적 쇼크에서 살아남기 위한 투자자들의 절실한 베팅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S&P500 지수는 지난 2월19일에서 3월23일 사이에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34%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후 28% 반등했지만 투자자들은 이 같은 반등세가 이어질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기술주가 상대적으로 덜 하락해 아직도 올들어 1.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나스닥100지수에 대해서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공매도를 하는 투자자들도 많다.
퍼스트아메리칸트러스트 CIO 제리 바라크만은 "최근 주식시장이 3주간 상당한 반등을 보이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반등이 너무 이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멘탈이나 뉴스가 나빠질 수 있는 상황에서 한쪽으로 주가가 강하게 움직일 때 투자 기회가 온다"면서 "5%에서 10%의 하락장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자들은 코카콜라, 넷플릭스, 델타항공 등의 실적 발표로 이번 주 증시는 더 심하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변동성이 커지면 공매도자는 오히려 손해볼 가능성이 있다. S3파트너스에 따르면 3월 마지막 3일간 S&P500이 18% 상승하면서 공매도 평가손은 1088억달러에 달했다.
그럼에도 코로나 팬데믹이 지났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는 공매도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S3파트너스의 이호르 두사뉘스키는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됐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이 같은 공매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4월들어 SPDR S&P500 Trust에 대한 공매도 규모는 27%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개인투자자들도 공매도 거래로 몰려드는 상황이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샌드위치 가계를 운영하는 알렉스 리 부부는 앞서 공매도 투자를 간간히 했지만 최근에는 공매도 거래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 부부는 지난 3월과 4월초에 메리엇인터내셔날을 공매도해 1만5000달러를 벌었다. 올해들어 이 회사 주가는 44% 하락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급락하는 다우지수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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