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대내외 금융 불확실성 속 기업들의 달러화 예금이 대폭 늘었다. 해외 증시 회복으로 증권사들의 파생거래상품 관련 자금도 일부 회수되면서 거주자 외화 예금은 증가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752억9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67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3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 2018년 11월(69억4000만달러) 이후 16개월만에 최대 월간 증가폭을 기록했다.
[자료=한국은행] |
통화별로는 달러화예금이 644억6000만달러로 한달만에 59억2000만달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2018년 11월(59억3000만달러) 이후 최대 수준이다.
달러화예금이 큰 폭 늘어난 데는 일반 기업들의 현물환 매도가 지연되고 현금성 자산 확보 노력에 기인한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할 경우 기업들에 거의 항상 나타나는 행태"라며 "외화 현금은 유동성이 좋기 때문에 금융불안이 발생하면 기업들이 외화매도를 늦추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예금도 증권사들의 단기자금 예치로 전월대비 5억5000만달러 증가한 3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3월 중순 해외 주가와 연동된 ELS 등 파생거래상품에 대한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통지)로 증권사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이는 원화가 FX스와프거래를 통해 나가기 때문에 거주자 외화예금에 잡히지 않았다. 다만, 3월 말 해외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자 일부 자금이 외화형태로 회수되면서 단기 외화 예금은 늘었다.
주체별로는 기업이 65억1000만달러 증가한 593억5000만달러, 개인은 2억7000만달러 증가한 159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이 66억5000만달러 증가한 642억9000만달러를, 외은지점이 1억3000만달러 늘어난 110억달러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통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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