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첫 단추는 오는 27일 만기가 돌아오는 두산중공업 외화채권 6000억원의 대출 전환 여부다. 대출 전환이 성사되면 두산중공업은 일단 숨통을 트게 된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2020.03.17 iamkym@newspim.com |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21일 오후 방문규 행장 주재로 확대여신위원회를 열고 두산중공업 대출 전환에 대한 안건을 심의한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지급보증을 선 수은에 채권을 대신 갚아준 뒤 이를 대출 형태로 돌려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수은은 대출로 전환을 받으려면 두산이 이에 상응하는 '유동성 확보' 등 강도 높은 자구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두산은 현재 알짜 자회사인 두산솔루스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두산은 약 1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외화채권에 대한 대출 전환이 원만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은 역시 두산이 이를 갚지 못할 경우 자신들이 오롯이 떠안아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 보증이 된 케이스인 만큼 대출 전환을 해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와 금융당국 역시 두산을 살리자는 쪽에 힘을 싣고 있지 않느냐"고 귀띔했다.
외화채권이 대출로 전환될 경우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숨통을 조금이나마 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5월에 상환해야 하는 5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5000억원 중 1000억원은 모회사인 두산으로부터 지원받고 나머지 4000억원에 대해선 채권단과 설정한 크레딧 라인(신용공여·1조원)을 활용할 방침이다.
한편 6000억원 규모의 외화채권 대출 전환 건을 시작으로 채권단은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한 '추가 지원 여부'도 조속히 확정할 전망이다. 채권단은 현재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두산중공업과 두산그룹 전체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채권단은 실사 내용과 두산중공업이 제출한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토대로 이르면 다음 달 초에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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