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04-23 13:51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의 과거 후계자이자 사실혼 관계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종합유선방송제작회사 에이온 대표 김남희 씨가 신천지를 상대로 한 또 다른 재산권 분쟁을 시작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단독 유영일 판사는 23일 오전 11시 40분 김 씨가 신천지를 상대로 제기한 건물 등 철거 소송 1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신천지 측은 "주인이 모르는 사이 무단으로 침입해 구조물을 올린 사안이 아니다"며 "김 씨 측이 애초 신천지 쪽에 무상 사용을 허락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법원은 "원고 측은 스스로 명백히 자인하는 사용 허락에 대한 전제가 현시점에서 어떤 근거로 달라졌는지 밝혀달라"며 "피고의 기망과 그로 인한 착오에 대한 취소 등 법률 행위가 명확히 특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물 약정을 청구 원인으로 본다면 현재까지 신천지 측이 어떤 증거를 냈는지도 향후 심리에서 짚어야 한다"며 "토지에 대한 사용이 서면에 의한 근거가 아닌 구두 약정으로 이루어진 데 대해선 강한 증거로 입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에 따르면 김 씨와 신천지는 이 총회장의 선산이 위치한 경북 청도군 '만남의 쉼터' 일대 토지와 이곳에 세워진 건물·시설물 등에 대한 소유권을 다투고 있다. 이곳은 이 총회장의 고향으로 신천지 교인들이 수시로 찾는 곳이다. 일종의 성지순례인 셈이다.
김 씨는 2008년 6월 해당 부지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9년 9월 만남의 쉼터 건물을 완공했다. 만남의 쉼터 위쪽 선산에 세워진 이 총회장 선친의 묘비에는 아내 유모 씨가 아닌 김 씨의 이름이 새겨졌다.
하지만 김 씨는 이 총회장의 거짓 교리에 속아 사용권을 넘기게 됐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소유로 있는 토지 위에 세워진 만남의 쉼터 등 건물을 철거해달라고 지난해 3월 소송을 제기했다.
김 씨는 신천지 내에서 2인자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위치에 있었고, 이 총회장의 사실혼 관계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최근까지 신천지 공식행사에 이 총회장과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김 씨가 신천지를 떠나며 이 총회장과의 수백억원대 재산권 다툼이 시작됐다.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평화의 궁전 일대 소유권을 놓고도 다툼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신천지 소유 종합유선방송제작회사 에이온의 주주권을 놓고도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시작됐다.
이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6월 1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kintakunte8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