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홍근진 기자 = 지난달 22일 세종시 조치원 방축골에서 목격됐던 여우는 우리나라 여우가 아닌 북미산으로 밝혀졌다. 당국은 외래 야생동물의 무분별한 유입 등을 방지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27일 국립공원 생물종보전원은 지난달 22일 세종시에서 목격되고, 같은 달 29일 청주 도심에서 포획된 여우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된 우리나라 여우가 아닌 북미산 여우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세종시 조치원읍 봉산리 방축골 갑부농원에 3월 22일 나타난 여우로 추정되는 동물.[사진=갑부농원] 2020.03.24 goongeen@newspim.com |
이 여우는 지난 달 22일 낮 세종시 조치원 방축골 갑부농원 강정기(56) 씨 복숭아 농장에서 처음 목격됐다. 보전원은 무인카메라와 생포 덫을 설치하고 분변을 채취해 분석하면서 여우를 추적했다.
같은 달 29일 이 여우는 최초 발견지점에서 15km 떨어진 청주 도심에 또 다시 나타났다가 포획됐다. 보전원은 포획된 여우의 유전자를 분석해 이 여우가 북미산 여우임을 최종 확인했다.
북미산 여우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등 법정관리종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야생에 방사될 경우 우리나라 여우와 교잡해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거나 서식지 및 먹이 경쟁 등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전원은 "현재 여우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며, 소백산에 있는 중부센터에서 보호 중"이라고 밝혔다. 보전원은 전문가 논의를 거쳐 동물원에 인계하는 등 적정한 조치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우는 과거 한반도 전역에 분포했으나 지난 1960년대부터 무분별한 포획과 쥐 박멸 운동으로 먹이 등이 부족해지면서 개체 수가 급감했다. 보전원은 지난 2012년부터 소백산 국립공원 일대에서 여우복원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까지 50마리 이상 복원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전원 관계자는 이 여우가 "국제적 멸종 위기종이나 수입 유해동물종에 속하지 않아 어떻게 유입됐고 누가 사육을 했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며 "외래 야생동물의 무분별한 유입 등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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