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인터넷은행 대주주 자격요건을 완화하는 특례법 개정안이 제20대 국회 막차를 탔다. 여야는 오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산은법·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을 패키지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공룡 ICT(정보통신) 기업 KT의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를 노리는 케이뱅크의 꿈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서울 광화문 더트윈타워에 위치한 케이뱅크. |
27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여야 정무위 간사는 오는 8일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을 심사한 뒤 법사위와 본회의 표결을 통해 인터넷은행법과 산은법을 처리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인터넷은행 대주주 자격 심사 요건에서 공정거래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금융 관련 법령을 제외한 법 위반 전력을 삭제하는 것이 주요골자다
현행 인터넷은행법에선 한도를 초과해 지분을 보유하려는 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관련 법령과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케이뱅크는 당초 KT를 대주주로 전환해 6000억원의 자본금을 확충하려 했다. 하지만 KT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게 되면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된 사태다.
때문에 최근 KT 자회사인 BC카드를 통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BC카드가 KT가 보유한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을 통해 지분을 34%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경우 케이뱅크는 '규제 우회'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특례법이 국회 합의대로 정상 처리된다면 이 같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KT라는 공룡 ICT 기업의 자본력을 토대로 기사회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게 된다.
다만 변수도 여전히 존재한다. 법사위 소속 채이배 의원이 반대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임시국회에서도 여야가 특례법 통과에 합의했으나 본회의 표결 끝에 부결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진 탓이다. 당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부결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4월 임시국회 통과를 약속했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