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최근 주식시장에 관심이 높아진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인버스·레버리지 상품에 자금을 붓고 있다. 대형 우량주와 원유상품 베팅에 이어, 하락장에서 수익을 보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인버스·레버리지 상품은 고수익을 노린 만큼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실폭도 크기 때문에 투기식 매수가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크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의 전날 거래대금은 8150억원이었다. 이 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한다. 일명 곱버스(곱하기+인버스)라 불리며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품이다.
지난 7일 기준 시장대표지수 추종 관련 인버스ETF [자료=한국거래소] 2020.05.08 bom224@newspim.com |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순자산 총액은 지난 한 달 동안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달 7일 1조5144억원에서 전날 2조1006억원으로 증가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지속 매수하면서 60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다른 인버스 상품인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와 'KODEX 인버스'의 거래대금도 전날 각각 2162억원, 1880억원으로 나타났다. 코스닥150선물 지수와 코스피200 지수를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ETF에도 자금이 함께 몰리고 있다.
반면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지난 1개월 수익률은 -8.60%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락장과 변동장이 지속됐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0.30%를 기록했으나, 최근 시장이 안정세를 다소 찾아가면서 인버스 상품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의 한 달 수익률은 -7.18%, KODEX 인버스도 -4.11%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을 추종하는 인버스 ETF 상품은 일제히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데, 개인 자금은 계속 들어오고 있는 셈이다.
원유선물 인버스 역시 일평균 거래대금이 100억원을 넘었다. WTI원유선물 ETF 뿐만 아니라 WTI원유선물인버스ETF에도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의 한 달 평균 거래대금은 183억원이었다.
개인들이 인버스·레버리지 등 배수 추종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우량주 주식 투자에서 만족스러운 수익을 얻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로나19 급락장 국면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대거 매수했지만, 최근 한 달 간 증시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이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큰 수익을 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5만원을 밑돌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시장 변수가 상존하는 만큼 과감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이달 하락장을 예상하는 시각에 대해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30년 동안의 평균적인 월간 수익률을 비교할 때, 국내 증시의 경우 실제로 5월에 가격 하락이 발생하는 경향이 발견되지만 다른 월에 비해 두드러지는 하락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통계적으로 봤을 때도 유의미한 차별성이 발견되는 월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달부터 이미 증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반작용으로 속도 조절이 나타날 수 있지만, 재급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판단이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도 시장에 선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급락장에서 주식에 관심을 가지고 유입된 개인 투자자들이 수익을 노리고 인버스나 레버리지 상품까지 과감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보이는 상황"이라며 "상품 구조 등 세부적인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다수에 편승하거나 투기성으로 매수하는 것은 바람직한 투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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