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 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를 압박해 코로나19(COVID-19) 모범국으로 꼽히는 대만이 방역 노하우를 공유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는 주장이 미국 의회에서 나왔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미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한 기념품 가게 앞에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마스크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사진 광고물이 서 있다.2020.03.24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고서는 "대만이 WHO에서 배제돼,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되던 초기에 WHO 회원국들에 정확하고 시기적절한 지침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WHO가 1월 초 대만의 방역 노하우 등을 공유하도록 허용했다면, 세계 각국이 더욱 완벽한 정보를 가지고 대응책을 마련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 상원은 18~19일 WHO 의사결정 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를 앞두고 12일 대만의 WHA 옵서버 자격을 지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대만은 세계가 보건 위기를 겪을 때마다 크게 기여한 모범국이므로, 세계 보건 협력에서 대만을 배제한다면 팬데믹으로 인한 위험을 더욱 가중시킨다"고 주장했다.
또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대만의 옵서버 자격 회복을 위한 전략을 마련해 이를 의회에 보고토록 했다.
대만은 친중국 성향의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집권한 2009년부터 2016년까지는 WHO에 옵서버 국가로 참여했지만, 반중 성향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취임한 후 중국의 반대로 옵서버 자격을 잃었다.
대만은 코로나19 모범국으로 부상한 기회를 틈타 옵서버 자격 회복을 모색하고 있으나, '하나의 중국'으로 일관하는 중국 공산당이 이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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