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2분기 전세계 원유 수요가 20% 가까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충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항공 및 운송 업계를 중심으로 원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원유 저장 시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사우디 아라비아가 추가 감산을 제안한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재차 마이너스 유가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월간 보고서를 내고 2분기 전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8130만배럴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예상이 적중할 경우 원유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치인 9860만배럴에서 18% 급감하는 셈이다.
연간 전망도 흐리다. OPEC은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9060만배럴로 지난해에 비해 9.1%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연료 수요가 상당 기간 회복되기 어렵다는 데 시장 전문가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팬데믹에 된서리리를 맞은 항공업과 크루즈 업계는 물론이고 주요국의 이동 제한이 지속되면서 자동차 휘발유 소비 역시 위축됐다는 얘기다.
레이몬드 제임스는 투자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경제 활동이 크게 저하됐고, 운송 업계의 에너지 수요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석유업계는 적극적인 감산에 나섰다. 미국 셰일 업계와 석유 업체들은 유전 탐사와 시추 작업을 중단했고,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산유량이 하루 1160만배럴로 3월 기록한 최고치인 1310만배럴에서 상당폭 감소했다.
하지만 원유시장의 공급 과잉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EIA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미국 연료 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줄었다.
산유국과 석유업계는 해법 마련에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이른바 OPEC 플러스에 추가 감산을 제안했다.
유가 전망은 흐리다. 코로나19 사태가 진화되면서 원유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유가 회복 역시 어렵다는 것. 일부에서는 마이너스 유가를 경고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원유 업계 브로커와 선물 옵션 결제소 및 트레이더들에게 지난달에 이어 국제 유가가 재차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물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경우 거래 중단을 포함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한 셈이다. CFTC가 이 같은 경고의 목소리를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만기 선물은 전날보다 1.9% 하락하며 배럴당 25.29달러에 거래됐다. 7월물도 2.5%떨어지며 배럴당 25.68달러를 나타냈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7월 인도분도 전날보다 2.6% 동반 급락하며 배럴당 29.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CFTC의 고위 관계자는 FT와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에서 "이날 발표가 유가 전망을 제시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의 잠재 리스크에 치밀하게 대비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