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코로나19 전세계 확산 여파로 고사 위기에 처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서 조차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항공업계는 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사실상 구조조정 단계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지원 대상에 LCC 가운데 제주항공·에어부산만 포함
24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만이 포함됐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항공과 해운 등 기간산업 기업에 40조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 투입을 결정했다.
저비용항공사들 [사진=뉴스핌DB] |
고사 위기에 처한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에 업계의 생사가 달렸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정부가 기금 대상 기준을 '총 차입금 5000억원 이상'으로 확정하며 대부분의 LCC가 제외됐다. 총 차입금 5000억원 기준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만 해당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총차입금에 리스 부채를 포함하기로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입금 기준에 대한 확정은 추후 기금운용심의회에서 내려질 예정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LCC 가운데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이 대상이 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장·단기 차입금에 유동·비유동성 리스 부채를 더한 차입금 규모는 제주항공 6417억원, 에어부산 5605억원, 진에어 4256억원, 티웨이항공 3722억원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무차입 의지로 경영해 왔는데 빚이 없어서 기금 지원을 안 해준다는 논리라면 애석한 노릇"이라며 "빚을 만들어야 하는건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 "코로나19로 글로벌 항공 시장 재편…국내 항공도 변동 전망"
업계에서는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역할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기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질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국토부는 지난 22일 일부 LCC 사장들과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에서 기금 지원 기준 설명과 함께 업계 지원 방안 마련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앞서 국토부는 기금 지원 기준 논의 과정에서 지원 기준을 매출로 정하거나 총 차입금 규모를 3000억원으로 낮추는 방법을 제안했지만 기획재정부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2020.05.19 yunyun@newspim.com |
남은 가능성은 기금의 예외조항 포함 여부다. 기재부와 금융위원회는 국토부의 판단을 반영해 예외 조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총차입금 기준에 미달해도 기금 지원이 없을 경우 핵심 기술 보호나 산업 생태계 유지가 어려울 경우 기금을 쓴다는 정부의 예외조항 결정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과정에서 LCC 구조조정이 앞당겨 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그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팬데믹 발생으로 인해 글로벌 항공 시장이 다시 한번 재편 과정을 맞을 것"이라며 "11개의 항공사가 난립하고 있는 국내 항공 시장도 코로나19로 인해 큰폭의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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