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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신형 SLBM 탑재할 3000톤급 北 잠수함, 美 압박 카드로는 약해"

기사등록 : 2020-05-2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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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코로나로 경제위기…잠수함 공개해 美 압박할 것" 관측 제기
전문가 "SLBM 한정 해석 부적절…핵보유 정당화한 것"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안'을 언급한 것을 두고 북한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는 3000톤급 잠수함을 건조해 미국을 압박하려하는 것 같다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측과 대조적으로 "잠수함은 미국 압박 카드로는 약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북한 노동당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지난 24일 보도에서 김 위원장이 주재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개최 소식을 전하면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회의 내용에 대해 "국가무력 건설과 발전의 총적 요구에 따라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소개하지 않았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사진 = 노동신문 홈페이지]

이를 두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지난해 10월에 시험발사한 북극성-3형같은 신형 SLBM을 3~4발 탑재할 수 있는 3000톤급 잠수함 건조 및 공개가 임박한 것이라는 관측이 일부 전문가와 언론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특히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관측은 '북한이 신형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3000톤급 잠수함 건조를 거의 마쳤고, 곧 진수식을 열어 미국에 압박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북한 입장에서 신형 SLBM 탑재 가능 잠수함 건조 및 진수식이 충분히 미국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북한은 현재 코로나19로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자력갱생으로 내년까지 버티려고 했지만 내구성이 빠르게 소멸되고 있다"며 "빠르게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준비가 되는 대로 잠수함 진수식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사찰했다고 북한 관영매체가 지난해 7월 23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 신종우 "北 잠수함, 오래된 로미오급 크기만 키운 것, 美 본토까지 도달 어려워"
    "여러 핵억제력 수단 중 하나는 되겠지만…美 압박 수단으로는 약해"

그러나 이러한 관측에 대해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잠수함은 현재로선 미국 압박 수단이 되기에 약하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신 분석관은 "잠수함이 어느 정도 건조가 됐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조선소가 있는 신포에서 활발한 활동이 있는 것을 보면 진수를 거의 앞두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진수식만으로 미국을 압박하기에는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잠수함에 SLBM이나 핵무기를 탑재한다면 위협이 되는 것은 맞지만, 관건은 그것이 미국 본토까지 다다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 북한이 건조 중인 잠수함은 한‧미‧일의 해상 감시망을 피해서 동해를 빠져나가 태평양까지 갈 수 없다는 견해가 더 많다. 기껏해야 일본이나 괌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분석관은 아울러 "북한이 건조 중인 잠수함이 크기 외에는 현대전에서 차별화를 보일 정도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가진 3000톤급 잠수함은 과거 자체 생산했던 로미오급 잠수함의 설계를 이어받아 좀 크게 만든 것일 뿐, 성능이 우수한 것이 아니다"라며 "때문에 이 잠수함이 여러 핵억제력 수단 중 하나가 될 수는 있으나 그것 자체가 진정한 핵억제력이 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에 북한이 언급한 '핵억제력 강화'를 ICBM, SLBM 등 특정 무기체계에 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핵억제력 강화'를 말한 것은, 북한이 지금까지 비핵화 협상을 이어오면서 핵포기를 언급했던 것과 달리 앞으로는 스스로 핵포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왜 스스로 핵을 보유할 수밖에 없는지 그 정당성을 핵억제력에 끼워 맞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곤 교수도 "북한이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언급한 것은 핵무기를 고도화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미"라며 "대수롭지 않게 볼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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