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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조 적자국채" 한은 두번째 양적완화하나

기사등록 : 2020-05-2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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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시장왜곡 우려로 유통시장에서 매입 선호
시장 "국고채 정례 매입해야", 양적완화 필요성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국고채 발행물량이 사상 최대치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국고채 매입 방식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환매조건부증권(RP) 무제한 매입에 이어 두번째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의 3차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적자국채 발행량이 5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정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시작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2020.04.09 lovus23@newspim.com

여당과 청와대의 강력한 재정 확장 의지로 3차 추경 규모는 4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예비비, 기금변경을 통한 자금조달 여력이 1조~2조원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3차 추경에 따른 적자국채 발행액은 최소 40조원에 이른다.

이미 1차 추경으로 10조3000억원의 적자국채가 추가 발행됐으며 2차 추경으로 4조6000억원이 발행될 예정이다.

기재부가 작년 12월 발표한 '2020년도 국고채 발행계획 및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10년물은 25%, 20년 이상 장기물은 35%를 발행할 계획을 수립했다. 만일 이러한 연물별 비중으로 국고채가 발행될 경우 10년 이상 중장기물에 대한 수급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국고채 수급 부담 속 한은의 발권력을 통한 국고채 매입은 불가피하다. 한은이 국고채를 매입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다. 우선 정부와 금리 등 매입조건을 정해서 '직접' 인수하는 방식으로 외환위기 이후 쓰인적 없다. 두번째로 기재부가 진행하는 입찰에 참여해 '발행'시장에서 직매입할 수 있다. 세번째론 한은이 국고채 금리가 크게 뛰었을 때 금리 안정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으로 '유통'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있다. 

한은은 발행시장에서의 매입(직매입)이 아닌 유통시장을 통한 단순매입이 '시장 안정'이라는 취지에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발행시장 매입이나 직접 인수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금리 자체를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시장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직접인수나 직매입이 제도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고려할 수는 있다"고 전했다.

이에 시장에선 유통시장에서의 단순매입은 간접적인 유동성 조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직매입과 인수를 통해 한은이 유동성을 직접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양적완화' 정책으로 볼 수 있다. 양적완화란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닿아 더이상 통화정책을 쓸 수 없을 때 중앙은행이 국채 등 금융자산을 매입함으로써 시장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가리킨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발행시장에서 물량이 소화되지 않은 채 유통시장으로 넘어가게 되면 이미 시장이 충격을 반영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발행시장에서 매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국고채 정례적 매입 여부도 관건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한은은 금리가 튈때에 한해 국고채 매입을 일시적으로 발표해왔다. 그러나 한은이 국고채를 정기적으로 매입할 경우 매입 규모를 파악하기 용이해져 시장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부터 한은은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해 RP 정례 매입을 실시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마다 3개월 만기 RP를 무제한 매입해 경색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였다. 윤 부총재는 국고채 매입 대신 RP매입을 택한 이유에 대해 "필요시 추가적으로 국고채를 매입할 수 있지만 현재 스트레스를 받고있는 시장은 회사채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ovus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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