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조주빈(25)의 공범 '부따' 강훈(19)이 첫 재판에서 성착취 동영상을 전시·배포한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피해자를 상대로 직접 협박하거나 성적 학대 행위를 한 혐의 등은 조주빈의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2시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강훈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공범으로 신상이 공개되는 '부따' 강훈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이날 강훈은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죄송하다"고 말한 뒤 호송차량으로 향했다. 2020.04.17 leehs@newspim.com |
강훈 측은 이날 성폭력범죄특별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 협박, 음란행위 강요, 강제추행 등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강훈 측 변호인은 "텔레그램 박사방에 회원을 모집하고 관리·홍보하거나 범죄수익금을 전달한 혐의는 인정한다"면서도 "음란물을 직접 제작하거나 피해자를 협박·강요, 성적 학대 행위를 한 혐의들은 조주빈의 단독 범행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은 "조주빈은 강훈을 만나기 전부터 상대의 개인정보를 빼내 협박·강요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해온 사람"이라며 "그는 자신의 영업 노하우가 알려지면 경쟁자가 생길 것을 우려해 공모자들에게 범행 수법을 철저히 숨겼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고3 수험생이던 피고인은 음란물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텔레그램 방을 서핑하던 중 조주빈을 알게 됐다"며 "이후 조주빈의 요구로 특정 신체 부위 사진 등을 보냈다가 이를 이용한 협박에 이끌려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조주빈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지시에 복종할 하수인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그 타깃이 강훈"이라며 "피고인 또한 조주빈의 협박과 강요에 의한 피해자로 볼 여지가 있다"고 호소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중대 범죄에 가담한 것에 대해 매우 후회하며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자신이 직접 가담한 혐의에 대해 인정하고 있는 점, 당시 만 18세의 청소년이었던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조주빈의 협박으로 인한 꼭두각시에 불과했던 점, 신상이 이미 국민에게 공개된 점 등을 살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조주빈의 공범으로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전직 거제 시청 공무원 천모(29) 씨와 전 사회복무요원 강모(24) 씨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강훈은 조주빈의 공범 가운데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됐다. 그는 박사방 관련자 중 조주빈에 이어 두 번째로 신상 공개가 결정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일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제작배포 혐의를 비롯해 △청소년성보호법상 강제추행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등 이용촬영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강요 △협박 △사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침해 등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 총 11개 혐의로 강훈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훈은 n번방 박사방에서 '부따'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지난해 9~11월 조주빈과 함께 미성년자 7명과 성인 11명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 등을 제작하고 이를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9월 조주빈과 공모해 피해자 A씨를 협박해 새끼손가락 인증 사진을 전송받고, 같은 해 11월 다른 피해자 B씨에게 "말을 듣지 않으면 전신 노출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취지로 협박한 혐의도 있다.
같은 해 11~12월에는 조주빈과 공모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 판사 행세를 하며 유리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거짓말하는 방법으로 1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는다.
이와 함께 같은 해 10~12월 성착취 범행 자금으로 제공된 가상화폐를 환전해 조주빈에게 약 2640만원을 전달한 혐의가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 6~10월 경 인터넷 사이트에 무단으로 침입해 12명의 개인정보를 취득하고, 같은 해 7~8월경 피해자의 얼굴을 전신 노출 사진에 합성하는 이른바 '딥페이크 사진'을 음란한 말과 함께 SNS에 게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강훈의 다음 재판은 6월 2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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