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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인사들, 트럼프에 "특별지위 박탈해서라도 中 막아달라" 호소

기사등록 : 2020-05-2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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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홍콩의 유력 민주 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강수를 두더라도 중국을 강하게 공격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화 시위 도중 홍콩 경찰에 체포된 적 있는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사주인 지미 라이(黎智英)는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우리의 유일한 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를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고위 관료들의 은행계좌를 동결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1차 조치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까지는 중국에 매우 엄격한 제재를 내리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TV에 출연한 홍콩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사주인 지미 라이(黎智英) [사진=블룸버그통신]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표결을 강행했다. 전인대 대표단 2천885명이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법안은 찬성 2천878표, 반대 1명, 기권 6명으로 통과됐다.

이에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7일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제정하려는 것은 '재앙적 결정' 이라면서 미국 의회에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국무부는 홍콩정책법에 따라 중국으로부터 홍콩의 자치권을 평가하게 돼 있다면서 신중한 검토 끝에 오늘 의회에 1997년 7월 이전에 미국법이 홍콩에 적용되던 같은 방식으로 홍콩이 미국 법 하에서의 대우를 계속 보장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홍콩 민주파 정치인 페르난도 청 입법회의원(국회의원)은 "홍콩이 고도의 자치권을 상실했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말은 전적으로 옳다"며 "우리는 미국이 홍콩에서 '일국양제'를 침해하는 일에 가담한 모든 공직자들에게 제재를 가하고 홍콩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으로 민주화 시위를 이끌어 온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미국에 홍콩 특별지위 박탈을 포함해 여러 가지 조치를 이행해줄 것을 요구하며, "중국 공산당 정부는 너무 늦기 전에 홍콩보안법 법제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홍콩의 범민주 진영이 홍콩보안법과 관련해 미국에 바라는 대응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 인사들 대다수는 중국 중앙정부와의 승산 없는 민주화 싸움에서 미국만이 유일한 희망이라 여기며, 이번이 홍콩에 뻗어오는 중국의 '마수'를 해치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하지만 온건파는 선택적 제재나 군민 이중용도 기술 수출 제한 등 덜 공격적 조치를 원하는 반면, 급진파는 홍콩 특별지위가 박탈되는 한이 있더라도 홍콩보안법만은 막아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직 정치과학 교수로 홍콩 민주화 운동을 조직했던 조셉 청은 "온건파는 민주화 시위 당시에도 비폭력 시위로 일관했고 중국에 경고 수준의 제재가 가해지기를 원하는 반면, 과격 시위를 주도했던 급진파는 중국의 일부 파괴를 초래할 수 있는 엄중한 제재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급진파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며 "민주진영 대부분은 한시적 특별지위 박탈이 최선이라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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