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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국내외 연이은 사고에 휘청이지만…전기차 배터리는 '쾌속 질주'

기사등록 : 2020-06-0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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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2022년 양산 모델 배터리 공급업체 선정돼
유럽 전기차 부양책 발표, 올해 전기차 판매량 40%↑ 수혜 전망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LG화학이 석유화학 사업부문 관련 국내외 공장에서 잇따른 사고가 발생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만큼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공급업체 선정 소식에 더해 올해 1분기에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다만 '제2의 반도체'로 불리며 급속도로 성장중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을 두고 업계 내 긴장감도 상당하다.

◆ 올해 1분기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 등극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현대·기아차가 2022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 가운데 1개 모델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의 전격 회동으로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 독점 관측도 있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LG화학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생산거점 현황 [자료=LG화학]

전기차 판매량 세계 4위인 현대·기아차가 공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 내년부터 2년 간 최대 9종 신형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 내 긴장감도 느껴진다.

현대·기아차가 이번 LG화학 선정을 포함해 현재까지 3종에 대한 배터리 공급업체를 선정했지만 나머지 차종에 대해서도 속속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내년 출시 예정인 현대차의 NE(개발코드명)와 기아차의 CV(개발코드명)은 SK이노베이션으로 확정됐다.

아울러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분기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가운데 1위(27.1%)에 올라섰다. 작년 1분기(10.7%)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지난 2월까지 1위를 유지하던 파나소닉(25.7%)을 집계 이래 처음으로 넘어섰다.

SNE리서치는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산 테슬라 모델3, 아우디 E-트론, 르노 조에 등의 판매 호조가 급증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2분기 전지부문 매출이 20%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혁신 기술 발표…경쟁사들 '긴장'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유럽의 전기차 부양책 발표도 LG화학에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린 뉴딜을 추진 중인 EU는 최근 전기차 부문 부양책을 발표했으며 그 후속책으로 다음달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부양책에는 통합 클린차 구매기구 예산 200억유로(27조원, 2년 간) 신설과 전기차 증산에 최대 600억유로(81조원) 지원, 전기차 부가세 면제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LG화학이 독점 공급하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 루시드 모터스의 고급 전기차인 '루시드 에어'. [사진=LG화학] 2020.02.25 yunyun@newspim.com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전기차 지원 확대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도 판매 전망을 더욱 좋게 하고 있다"며 "유럽 전기차의 올해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으론 전기차 시장이 커지는 만큼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는 최근 개최한 '차세대 이차전지 세미나 2020(NGBS 2020)'에서 현재 전세계 배터리 시장점유율을 LG화학(27%), 일본 파나소닉(26%), 중국 CATL(17%) 세 곳이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중국 AESC 등이 따라잡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2030년에는 중국 CATL이 공급량 1위 업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성공 여부가 향후 주도권 다툼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지 내 전해질을 현재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것으로 높은 안전성‧용량으로 '꿈의 배터리' 기술로 불린다.

정의선 부회장이 삼성SDI를 직접 방문한 이유 또한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한 설명을 직접 듣기 위한 것이었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지난 3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의 난관으로 여겨지던 '덴드라이트'를 해결할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너지'에 공개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도 전고체 배터리 관련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콘퍼런스콜에서 "2020년대 중반 정도가 되면 시장에 샘플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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