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길리어드의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 신청 방침을 밝히면서, 절차와 수입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식약처에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렘데시비르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코로나19 전문가 자문기구인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렘데시비르의 임상적 효과를 인정한 바 있다.
이는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이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회복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31% 단축해 긴급사용을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을 통해 필요한 환자에게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질병분과위서 특례수입 여부 결정...칼레트라 전례 있어
특례수입은 약사법에 따라,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 진행된다.
질병관리본부가 렘데시비르 특례수입을 식약처에 신청하면, 식약처는 산하의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협의회의 질병관리분과위원회를 개최해 렘데시비르 특례수입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의약품은 원칙적으로 사전 품목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긴급한 환자치료나 국가 비상상황 대응을 위해서는 이 과정을 생략하고 특례수입을 할 수 있다.
앞서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가 코로나19 치료제로 효과가 확인되자, 질병관리본부가 식약처에 요청해 특례수입을 한 바 있다.
질병관리분과위원회가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이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제조사인 길리어드에 특례수입 명령서를 발송한다. 길리어드는 의약품의 재고를 파악해 질병관리본부와 수입 시기와 수량, 가격 등을 협의한다.
특례수입이 결정되면 질병관리본부는 렘데시비르가 필요한 의료기관에 개별 공급을 진행하고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 결정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렘데시비르보다 먼저 특례수입된 칼레트라의 경우 이틀 만에 승인이 떨어진 만큼, 렘데시비르 역시 신청 후 일주일 내로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실제로 환자들에게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수 있는 시기는 현재까지 미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길리어드가 렘데시비르의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올해 2차 유행까지 감안한 렘데시비르 물량 확보를 위해, 필요한 물량을 산정 중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국내에서 위중한 코로나19 환자는 20명 미만으로 렘데시비르 수요량은 크지 않다"며 "다만 2차 유행이 생겼을 때 확보할 수 있는 물량까지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어 필요량을 산정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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