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한화그룹이 선제적으로 투자한 미국 수소 트럭 업체인 니콜라가 나스닥에 상장하며 지분가치가 7배 이상 뛰었다.
니콜라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투자 발굴한 기업으로 한화그룹은 이번 니콜라 투자로 글로벌 수소 사업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한화그룹은 2018년 1억달러를 투자한 니콜라의 지분가치가 7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로 늘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종가 기준 기업 가치는 122억달러를 기록했다. 니콜라는 앞서 지난 2일 주주총회에서 운송∙에너지 분야 투자기업인 나스닥 상장사 벡토IQ와 합병안을 승인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사진=한화솔루션] 2020.03.24 yunyun@newspim.com |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11월 총 1억달러를 투자해 니콜라의 지분 6.13%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투자에 나선 지 1년 6개월만에 보유 지분 가치가 7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한화가 선제 투자한 니콜라는 수소 트럭 분야에서 '제2의 테슬라'로 평가받고 있다. 창업주인 밀턴이 2015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2018년과 2019년 한화, 독일 보쉬, 이탈리아 CNH 인더스트리얼(이베코 트럭 제조사) 등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아 수소 1회 충전으로 1200마일(약 1920km)을 갈 수 있는 수소 트럭(FCEV)과 유럽을 겨냥한 전기 배터리 트럭(BEV) 등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본사가 있으며 현재 피닉스 인근인 쿨리지에 최첨단 제조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부터 전기 배터리 자동차 판매를 통해 미국∙유럽 트럭 시장에 진출한 뒤, 이르면 2023년 수소 트럭을 양산할 계획이다.
그룹 내에서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의 선견지명이 이룬 성과로 해석하고 있다. 2018년 초 미국 유망 벤처기업 발굴을 담당하는 현지 벤처 투자 전담 조직이 니콜라 투자 필요성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계열사 간 논의를 거쳐 북미 지역에서 신재생 에너지 사업 확장을 고민하던 한화에너지와 해외에서 친환경 융복합 사업 신규 진출을 추진하던 한화종합화학이 니콜라에 공동 투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10여년 동안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쌓은 김동관 한화큐셀 영업총괄 전무(현 한화솔루션 부사장)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주요 계열사는 니콜라 상장을 계기로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권한을 갖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한화큐셀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할 수 있고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수소 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 탱크를 공급할 기회를 갖게 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자체 개발 중이다. 한화 관계자는"한화 계열사 보유 역량 극대화를 통해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기후 변화 적극 대응을 위해 태양광은 물론 수소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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