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코로나19로 대학가에 비대면 화상 수업 비중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예년 수준으로 납부한 등록금을 환불해달라는 대학생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등록금 반환 문제로 대화를 하고 싶다는 대학생들의 면담 요청을 교육부가 거부했다"고 주장하는 국민청원이 이틀 만에 5만명을 돌파해 주목된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
10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8일 게시된 '지금 교육부는 바빠서 학생들을 만날 수 없다고 합니다. 우리 등록금 반환 정말 어려운 걸까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후 기준 5만4435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캠퍼스 안전문제, 학습권 손실, 경제적 피해 등 문제들과 관련해 약 100개 대학 학생 대표자들은 교육부에 만남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교육부의 담당 사무관은 "여기에 전화로 따지지 말고, 국민 신문고에 올려라. 이 요청을 다 받을 수 없다. 우리는 공식절차에 따라 공문이 접수되면 그때 답한다"고 말했다.
"이미 교육부 담당자와 통화 후 두 차례 공식 공문을 발송했으나, 응답이 없어서 전화한 것"이라는 단체 측의 반박에 교육부 사무관은 "내가 답하라고 할 테니 문서로 보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단체는 교육부에 "공문에 간담회를 요청했는데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교육부 사무관은 "얼마 전 모 대학생 단체는 국회의원과 함께 찾아와 대화했다'고 했다"고 답했다.
단체는 거듭 "그래서 우리 단체의 간담회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교육부의 대답은 '100여개 대학의 학생협의체라 하더라도 간담회는 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며칠 후 이 단체는 교육부 담당자와 만났지만 이는 모 대학본부연합 관계자를 통해 마련된 자리였다.
청원인은 "대학에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우리 학생들이 대학관계자를 통해 교육부를 만났다"며 "교육부가 대학본부와 학생 사이의 중재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대학본부가 교육부와의 간담 자리를 마련해 줘야 하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교육부는 학생들의 만남 요구엔 '너무 바빠서 간담회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국회의원이나 법인 등을 통하면 차별적으로 대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일반 학생 또는 학생 대표는 소통은커녕 접근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낱낱이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민주시대에 맞게 웃으며 학생들과 대화의 장을 마련해 달라"며 "그래야 우리 학생들이 수혜 당사자로서 당당하게 우리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청원은 내달 8일까지 이어진다. 기간 내 20만명 이상이 동의할 경우 청와대 혹은 관련 부처가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