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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회장 아들인 공군병사, 1인 생활관 특혜"...軍 간부 폭로

기사등록 : 2020-06-1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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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게시판 고발..."부모가 밤낮으로 부대에 전화해 압력"
"빨래도 부사관들이 해줘"...공군 "상급부대서 감찰 중"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공군부대 병사가 대기업 회장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1인 생활관을 사용하는 등 특혜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금천구 공군부대의 비위 행위를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게시됐다. 이 청원은 내달 11일까지 이어지며, 기간 내 20만명 이상이 동의할 경우 청와대 혹은 관련 부처가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자신을 20년간 공군 부대에서 복무 중인 부사관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장문의 글을 통해 부대에서 한 병사가 받고 있다는 특혜의 실상을 낱낱이 제보했다.

청원인은 "해당 병사가 부대에 전입을 왔을 때 부대에서는 병사의 아버지가 모 대기업 회장이라는 얘기가 돌았다"며 "아마 특혜를 준 것도, 이를 묵인하고 방조한 것도 모두 부모의 재력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최근까지도 해당 병사의 부모는 밤낮으로 부사관 선후배들에게 아들의 병영생활 문제에 개입해달라고 전화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 덕에 이 병사는 부사관을 시켜 빨래나 음용수(마시는 물) 배달을 하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생활관원들과의 불화를 이유로 1인실을 쓰고 있다.

청원인은 "다른 병사들은 같이 살기 싫은 생활관원들이 있어도 결코 1인실 생활관은 쓸 수 없다"며 "부대는 이것이 문제가 될 줄 알았는지 조기전역한 병사를 생활관 명부에 넣어두기까지 했다. 그러나 실상은 1인실 '황제 생활관'임을 부정할 순 없다"고 성토했다.

뿐만 아니라 청원인은 병사들의 증언을 인용해 해당 병사에게 탈영 의혹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이달 초부터 병사들이 해당 병사에 대해 '4월 29일 부대 체육대회 때 외진 외출증 없이 탈영을 했다', '자꾸 외진 나가서 아빠랑 밥 먹었다는 얘기를 한다', '수도통합병원을 가는데 외출 시간이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9시30분이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며 "내 권한 밖의 일이라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후배가 말해준 것과 병사들의 증언이 꽤나 구체적이라 감찰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청원인은 지난해 진행된 생활관 샤워실 리모델링이 해당 병사 부모의 지시로 이뤄진 의혹이 있고, 병사의 전입부터 부모의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청원인은 "병사들 사이에서는 '부모초청행사 때 보고 더러워서 (해당 병사 부모가) 전화했다더라'는 이야기가 있고, 또 선배한테 여쭤보니 '찾아봤는데 예산 신청할 때 부모초청행사 여론을 고려했다고 한다'고 하셨다"며 "이런 의혹도 감찰해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이 부대에 병사가 전입 온 것부터 이상하다"며 "선임병사의 전역이 한참 남은 상태에서 공군 본부에서 이 병사를 배속 보냈는데, 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정비대 이전 때문에 정비대 재정 특기병사도 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있어서 해당 병사가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부대로 전입 올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해당 병사가 받는 특혜를 고려하면 혹시 자신이나 해당 부대원, 간부들이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되지만, 너무나 부당한 일을 좌시할 수 없어 청원을 올리게 됐다며 꼭 감찰이 이뤄져야 한다고 읍소했다.

청원인은 "내부고발자로 색출당했을 때 대체 어디서부터 압력이 내려오는 것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며 "관련 의혹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확인하려던 병사, 지속적으로 해당 병사에게 경고하던 병사, 외출증을 결재하는 선후배들과 늘 고생하던 초병들 모두가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나는 우리 부사관 선후배들이 더는 부당한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 직업군인으로서 복무하기 바라는 마음, 그리고 우리 부대가 자정하려는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판단 때문에 이를 폭로한 것"이라며 "부디 이번 감찰은 국방부 주관으로 시행해서 올곧은 방향으로 우리 부대가 바뀌기 바란다. 직을 걸고 정말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한편 현재 공군은 사실 확인을 위한 감찰을 진행 중이다. 공군 관계자는 "상급 부대인 방공유도탄사령부에서 감찰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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