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쌍용자동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앤마힌드라(이하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매각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쌍용차가 또 다시 사면초가에 빠졌다.
쌍용차가 무너질 경우 쌍용차 근무자 5000명을 포함 협력사 근로자 4만~5만명의 대량 실직 사태로 귀결될 수 있어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 마힌드라, 투자 계획 철회·사업철수 검토…쌍용차 '궁지'로
1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2일 마힌드라의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모색 중"이라며 "투자자가 나오면 마힌드라가 대주주로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자동차 평택 본사. <사진제공=쌍용차> |
이 같은 마힌드라의 사업 철수 검토 발언으로 자금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노력에 사활을 걸었던 쌍용차는 또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쌍용차는 최근 13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해외 수출이 크게 악화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해 75%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마힌드라가 지난 4월 예정됐던 23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철회하고 단기자금 400억원만 지급하며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하게 됐다.
쌍용차는 부산 물류센터(263억원), 서울 구로 서비스센터 부지(1800억원) 등 매각 대금 2000억여원과 직원들의 자발적 임금삭감, 마힌드라 지원 400억원 등 총 3000억원의 현금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추가 자금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당장 오는 7월 900억원의 채권 만기 도래 등 올해 만기되는 차입금이 약 2500억원에 이른다.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만기 연장, 신차 개발 등 사업 존속을 위한 자금 확보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휘청이는 가운데 고엔카 사장의 발언대로 신규 투자자가 나오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쌍용차가 무너진다면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안기금, 코로나19로 재정난 대상 vs 고용안정 취지
업계 안팎에서는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 지원 여부에 쌍용차의 명운이 걸렸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조선·해운에 이어 '완성차 기업'의 기안기금 포함 여부를 논의중이다. 완성차·부품산업은 코로나19 이후 수출절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출범식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5.28 yooksa@newspim.com |
다만 기안기금은 코로나19로 재정난에 빠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완성차의 기안기금 대상 포함 결정이 나더라도 쌍용차의 지원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지원 반대 입장에서는 쌍용차가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기 한참 전인 2017년 1분기부터 1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왔던 점이 지적된다.
반면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투자 철회, 수출절벽 등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기 때문에 쌍용차도 지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상황"이라며 "기안기금이 고용안정이라는 취지도 있기 때문에 올해 마지막 남은 해고자 35명의 복직을 완료하며 정부의 고용유지 정책에 적극 화답한 쌍용차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자동차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쌍용차에 대한 기안기금을 통한 지원은) 결정된 바 없다"며 "기안기금의 지원 여부는 운용심의위원회를 통해 논의될 것"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쌍용차 관계자는 "운용심의위원회의 완성차 지원 대상 여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면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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