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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군 '황제병사' 1인 생활관, 동료 병사들이 건의했다

기사등록 : 2020-06-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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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냉방병'…에어컨 사용 문제로 동료 병사들과 다툼 잦아
으뜸병사·주임원사 건의로 병사 자치회서 1인 생활관 결정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일명 '황제병사'로 불리며 특혜복무 의혹을 받고 있는 나이스금융그룹 최영 부회장의 아들 최모 병사(상병)의 1인 생활관 사용은 다름 아닌 동료 병사들이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복수의 군 소식통이 확인해 준 바에 따르면 최모 상병의 1인 생활관 사용은 그가 속한 생활관의 동료 병사들이 건의해 병사자치회 논의를 통해 결정됐다.

공군 생활관 모습 [사진=대한민국 공군 공식유튜브 캡처]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냉방병 최모 상병, 에어컨 온도 낮추라는 동료들과 잦은 다툼...병사자치회서 1인 생활관 결정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모 상병은 평소 동료 병사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군의 한 소식통은 "최모 상병은 평소 말투가 좋지 않아 주변과 잘 못 어울리고 동료 병사들에게 미움을 받고는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최모 상병이 미국에서 온 탓에 한국 문화에 잘 적응하지 못한 탓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문화에 익숙하다보니 동료 병사들과의 사이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모 상병은 공군에 입대하기 전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미국 모 명문대학에 재학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다툼의 주된 이유는 에어컨 사용 문제였다. 평소 냉방병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모 상병은 본인의 질병을 이유로 에어컨의 온도를 적정수준 이상 올리지 못하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동료 병사들이 "더운데 왜 그러냐"며 에어컨 온도를 적정온도 이하로 내리면서 최모 상병과 동료 병사들 사이에 잦은 다툼이 발생했다. 결국 최모 상병이 속한 부대의 으뜸병사와 주임원사가 최모 상병의 1인 생활관 사용을 건의, 병사 자치회에 안건이 상정됐다. "다른 병사들이 시원하게 에어컨 사용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공군에는 비행단, 대대 등 각급 부대별로 병사 자치회가 존재하고, 그 안에 자치회를 대표하는 '으뜸병사'가 1명씩 있다. 으뜸병사는 동료 병사들의 투표로 선출되며, 병사 자치회를 대표한다. 병사 자치회에서는 생활관 배치, 행사 계획, 자치회 규약 설정 등의 활동을 한다. 일선 학교로 치자면 학생회와 각 학급이 있고 그를 대표하는 학생회장, 반장이 있는 격이다.

논의 결과, 병사자치회에서 최모 상병의 1인 생활관 사용건이 통과됐고, 2주 정도 1인 생활관을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 같은 결정 이후 일주일 가량 혼자서 생활관을 쓰던 최모 상병은 목과 어깨의 통증, 우울감 등을 이유로 지난 11일 청원 휴가를 나갔다.

공군 '황제병사' 문제가 최초로 제보된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 군 소식통 "병사들이 건의했다면 특혜로만 볼 수는 없지 않나"
    일각선 "대기업 부회장 자식이라 더 문제가 된 듯" 목소리도    

최모 상병의 1인 생활관 사용을 다름 아닌 동료 병사들이 건의한 것이라면 이 부분만은 특혜로 치부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군의 한 관계자는 "최모 상병의 1인 생활관을 동료 병사들이 건의한 것이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지 않느냐"며 "본인이 동료 병사들과 다툼이 있고, 질병이 있는데도 배려를 해주지 않았다면 오히려 그 것이 언론에 제보가 돼서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해당 병사가 대기업 부회장 자식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 것 같다"며 "일반 병사였다면 이렇게까지 논란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공군 공식 마크 [사진=공군본부 홈페이지]

◆ 부대 무단이탈 의혹은 일부 확인돼…자대 배치 특혜도 조사 중

다만 최모 상병의 자대 배치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앞서 자신을 20년차 부사관이라고 소개한 한 부사관은 청와대 국민청원 제보에서 "병사의 전입부터 부모의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모 상병이 속한 부대는 서울에 위치해 있다는 점 때문에 수도권 지역 병사들 가운데는 이 곳에 배정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모 상병이 배정인원이 1명인 보직에 배정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청원인은 이와 관련해 "(최모 상병이 복무 중인) 재정처는 과거도 지금도 편제가 1명인데, 선임병사의 전역이 한참 남은 상태에서 공군 본부에서 배속을 보냈다는 점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또 부대 무단이탈 의혹도 있다. 이 부분은 공군본부 감찰 과정에서 일부 확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입건이 됐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아직 입건이 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황제 조사' 논란도 있다. 현재 공군에서는 원인철 참모총장 지시로 공군본부 주관 하에 대대적으로 감찰을 벌이고 있다. 최모 상병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 하루 전 청원휴가를 나가 병원에 입원 중이기 때문에 전화 혹은 방문을 통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어서 '지나치게 편의를 봐 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공군 측은 청원휴가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 전 나간 것이고, 현재 입원 중이라 전화 혹은 방문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원인철 공군 참모총장은 지난 15일 오전 전대급 이상 모든 부대의 지휘관들이 화상으로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주관하고 "공군부대에서 발생한 '병사의 군복무 관련 의혹' 제기 건에 대해 대국민 신뢰가 이렇게 무너진 적은 거의 없었을 정도로 매우 엄중하게 인식해야 할 사안"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원 총장은 그러면서 "총장을 비롯한 각급 부대 지휘관은 깊은 성찰이 요구된다"며 "이번 건에 대해 법과 규정, 절차를 어긴 부분이 있다면 엄정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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