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얻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17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에고'(ego·자아)와 '허세'를 이용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타임은 반 전 총장의 이같은 발언이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 등으로 한반도 주변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타임이 각 분야 인사들에 대한 연쇄 인터뷰인 '타임100 토크'(TIME100 Talks)의 일환으로 진행한 이번 인터뷰에서 반 전 총장은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에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용인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고 밝혔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타임 인터뷰 동영상 캡쳐] |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일부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데 대해 그것은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오케이(O.K)'라고 말해왔다"면서 "이는 미국의 본토의 안보와 안전에 대한 문제만이 이니다. 이는 인류 전체에 대한 안보와 안전의 문제이고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의 첫 정상회담에 이어 2019년 2월 하노이에서의 2차 정상회담을 했으며, 2019년 6월에는 판문점에서 회동했다.
반 전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기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김 위원장에게) 3차례에 걸친 단독 정상회담을 부여했지만 그것은 아마 트럼프 대통령의 '에고'와 '허세'에 대한 취향에 맞춰줬고, 김정은은 이를 통해 사실상 핵 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밖에 "우리는 지금 당혹스럽게도,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된 이후 일부 미국의 리더십 부재를 목도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리더십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미국은 글로벌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을 돕는 것으로부터 물러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유감스럽지만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이 사실상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을 고립시켜 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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