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4주 연속 하락하며 4·15 총선 이전 수준을 보였다. 북한의 연이은 대남 비난 담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악화된 남북관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5~1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4.6%p 내린 53.6%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지지율 낙폭은 올해 들어 가장 컸다.
리얼미터의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여론조사 추이. |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4.1%p 오른 41.1%였다. '모름/무응답'은 5.3%로 집계됐다. 긍·부정평가의 차이는 12.5%p로 오차범위 밖이었으나 지난 4·15 총선 이후 가장 작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15 총선이 있었던 4월 3주 조사에서 58.3%를 기록한 후 4월 4주부터 5월 3주까지 5주 연속 60%를 넘은 바 있다. 이후 5월 4주부터 이번 조사까지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지지율을 하루 단위로 보면 지난주 금요일인 12일 59.3%를 기록한 후 15일 55.8%, 16일 55.2%, 17일 53.5% 등 매일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계속해서 늘었다.
이는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이후 급속히 악화된 남북관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연일 한국을 비난하는 북한을 다독이기 위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었던 15일 남북 대화·협력을 강조하는 연설문을 발표했으나, 북한은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하고 17일에는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이번 지지율 하락은 북한 문제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청와대가 최근 대북 강경 자세로 선회하면서 '친북/대북 저자세' 논란을 해소한 것은 지지율 상승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견인한 요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와 복지정책 비중이 컸으며 이들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지지율 하락이라는 위험 신호가 나타나면 지지층 결집이 일어날 수 있어 반등 국면 진입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80%)·유선(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18세 이상 유권자 3만2598명에게 통화를 시도한 결과 최종 1507명이 응답을 완료해 4.6%의 응답률을 보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5%p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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