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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비 수주 이전투구 언제까지…7조규모 한남3구역 대림산업 vs 현대건설 '과열'

기사등록 : 2020-06-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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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현대 '과장·불공정 홍보'에 경고 처분…"건설사 '진흙탕 싸움' 여전, 가중 처벌해야"
21일 시공사 선정 총회 강행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을 두고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이번 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두 건설사의 과장 홍보 논란이 불거지는 등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 규제로 정비사업 일감이 줄면서 사업 수주를 위한 건설사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대림·현대, 조합으로부터 '경고 처분'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건설사간 경쟁은 입찰에 참여한 3개 건설사(대림산업·현대·GS건설) 중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의 2파전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GS건설은 두 건설사와 달리 대안설계를 제시하지 않아 사업 수주에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근 M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시공사 선정을 두고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간 박빙 승부가 예상된다"며 "각 건설사가 운영하는 홍보관을 방문한 조합원들 사이에선 GS건설이 두 건설사에 비해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상대 건설사에 대해 과장 홍보를 주장하면서 상호 비방전을 벌이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 16일 조합으로부터 대안설계로 제시한 '트위스트 타워'가 과장 홍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경고 조치를 받았다.

대림산업은 한남3구역 전체 물량의 6%인 354가구, 7개 동 외관에 대해 각 층을 일정 각도로 회전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조합은 주동 중심축을 기준으로 40도 이상 회전한다면 건물 변경 범위가 1m 이상 이동해 경미한 변경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림산업 관계자는 "트위스트 타워는 주동이 자리한 상태에서 1m 이내에서 중앙을 중심으로 회전만 하기 때문에 경미한 변경의 기준을 준수했다"며 "국토교통부와 용산구청으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현대건설도 지난 9일 언론 보도 등 조합 지침 위반으로 경고를 받았다. 현대건설이 언론사에 입찰 제안 내용을 공개한 것은 불공정 홍보에 해당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밖에도 신분당선 지하철 역사를 단지 내 상가와 연결하겠다고 제안한 내용은 과장 홍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역사 신설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연결 통로를 짓겠다고 확정한 것이 아니다"라며 "향후 보광역이 신설될 경우, 조합원들의 결정에 따라 해당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지역 전경. 2020.06.19 alwaysame@newspim.com

◆ 총 사업비 7조원...21일 시공사 선정

건설사들이 한남3구역 수주에 열을 올리는 것은 사업장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여기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정부 규제로 정비사업 일감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사업성 높은 사업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한남동 일대 38만6395.5㎡에 분양 4940가구, 임대 876가구를 비롯한 총 5816가구 아파트와 상가 등 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 2조원을 포함한 총 사업비는 7조원에 달한다.

이 사업장은 한강변을 마주하는 등 서울 핵심 입지로 꼽힌다. 업계에선 한남3구역을 포함한 한남뉴타운 일대가 재개발 사업을 통해 고급 주거단지가 들어서면서 서울 '랜드마크'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합원 선택을 받은 건설사는 각종 기술력과 노하우를 입증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한남3구역을 수주하면 향후 인근 사업을 따내는 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한남3구역은 총 5개 구역으로 나뉜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장 중에서 최대 면적이고, 사업 속도도 가장 빠르다. 지난 2018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한남1구역을 제외한 2·4·5구역은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상징성이 큰 사업장을 선점하면 향후 인근 사업장 수주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경쟁이 과열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 규제에 따른 건설사 일감 부족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합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도 21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강남구청은 조합 측에 집합금지명령을 내려 총회가 연기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조합은 코엑스에서 총회 개최가 어려울 경우, 다른 장소에서라도 일정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 연이은 진흙탕 싸움에..."가중 처벌해야"

한남3구역을 비롯한 굵직한 정비사업장에선 건설사간 과당 경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서초구 반포3주구에서도 경쟁사의 비방전이 극에 달했다.

대우건설은 삼성물산이 유명 재건축 조합장을 통해 대리 홍보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조합장은 반포3주구 조합원들에게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돼선 안 된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가 보낸 메시지에는 ▲아웃시켰던 현대산업개발보다 못한 최악의 시공사 ▲삼성보다 최소 수백억원 손해인 제안서를 제출한 대우건설 ▲대우는 이주비를 10원도 대여할 수 없어 이주를 못 합니다 ▲대우의 계약서와 제안서는 일반인이 볼 때는 아주 좋게 보이지만 저같은 전문가 눈에는 완전 사기입니다 등 내용이 담겼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당사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반포3주구 수주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라며 "반포3주구 조합원들의 개인정보를 도용,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은 외주홍보직원(OS요원)을 통한 홍보활동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자체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대우건설은 100여명의 OS요원을 동원해 조합에서 금지한 개별홍보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부적절한 홍보를 한 건설사에 대해 처벌 강도를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건설사의 홍보 활동을 단순 금지하더라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크지 않다"며 "부적절한 홍보를 하거나 비리를 저지른 건설사나 조합에 대해 가중 처벌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건설사가 수주 과정에서 제안한 내용들이 향후 실행이 불가능해질 경우, 사업 지체가 발생해 조합과 건설사 양측이 피해를 보게 된다"며 "허위·과장 광고를 한 건설사의 입찰 참여 금지 기간을 확대하는 등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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